청년층 “2016년은 꼭 좀 취업했으면…”

유원모 기자

입력 2016-01-01 03:00 수정 2016-01-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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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새해 특집]2016 연중기획, 구조개혁으로 희망 찾기
[한국경제, 새 성장판 열어라]
1일부터 정년연장 시행되는데 임금피크제 도입은 9.4%뿐
기업들 경영난에 채용 몸사려… 이공계 학생들도 취업재수 속출


부러워하던 주변의 시선은 연민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7월 김모 씨(27)는 외국계 기업에 취업했다. 6개월 동안 계약직으로 일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단 1명을 뽑았는데 김 씨가 합격한 것이었다. 하지만 11월 말 회사는 ‘경영사정이 안 좋아져 채용을 취소한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통보해왔다. 김 씨는 “채용이 됐을 땐 불황 속에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오래가지 않았다”며 씁쓸해했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청년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채용정보 사이트 인크루트가 조사한 ‘2015년 500대 기업 일자리 기상도’에 따르면 2015년 대기업 1곳당 평균 채용 인원은 126.9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보다 2.3% 줄어든 규모다.

올해 청년층의 취업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1일부터 정년연장법이 시행되지만 100명 이상 사업체 9034곳 중 9.4%만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상태라 청년취업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문계 대학생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대학생 유모 씨(26)는 지난해 15곳의 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취업에 실패했다. 명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성적 우수 장학금까지 받은 데다 대기업이 주최한 행사의 홍보대사를 하는 등 ‘취업 8종 세트’를 완벽히 갖춘 점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최근 공인회계사(CPA) 시험을 준비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꿔 먹은 유 씨는 “그래도 자격증이 하나라도 있으면 낫지 않을까 싶은 게 지금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업 150곳에 원서를 냈다가 모두 떨어진 정모 씨(28)는 “문과 출신을 뽑는 기업이 워낙 적어 영업, 마케팅, 인사 등 분야에 상관없이 채용 공고만 뜨면 무조건 원서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공계 전공자들의 미래가 밝은 것도 아니다. 특히 건설경기 불황이 몇 년째 이어지면서 건축·토목 전공 학생들의 절망감은 크다. 토목공학과 출신인 안모 씨(28)는 3년째 취업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는 취업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기도 했다. 한 건설사 최종면접장에서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진짜 잘한다. 같이 일하고 싶다”며 칭찬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그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부모님은 조심스레 “공무원 시험을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한다. “올해는 꼭 취업했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새해 소망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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