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에도… 은행들, 임금 인상률 높이고 성과급도 확대

전주영 기자

입력 2025-01-14 03:00 수정 2025-01-14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예대금리차에 ‘역대급 실적’
신한-하나-농협 200%대 성과급
국민銀 노조, 1000만원 추가요구
5대은행 평균연봉 1억1265만원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현상에 따른 경기 한파에도 은행들이 지난해보다 임금 인상률을 높이고 성과급 규모를 확대했다. 대출이 불어난 데다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도 높아 이자 이익이 불어나며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인데,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경제지표에 온통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은행들만 이자 장사로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결과 국민은행 외 4개 은행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로 결정됐다. 전년 2.0%보다 0.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성과급과 현금성 포인트 등의 보상도 확대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책정했다. 지난해(신한 281%, 하나 280%)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현금성 포인트인 마이신한포인트 지급액을 100만 포인트(100만 원 상당)에서 150만 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도 현금 지급액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늘리고, 복지포인트를 50만 원 증액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통상임금 200%에 현금 300만 원으로 전년 조건을 그대로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2024년 결산이 끝난 후 성과급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노조 측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도 노조에서 성과급으로 ‘통상임금 300%와 1000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전년 조건(통상임금 280%)보다 대폭 확대된 수준이다.

은행권 노조가 성과급 확대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역대급 실적 때문이다. 지난해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한 데다 시장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확대로 순익을 올렸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요구하자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대출 금리는 올리면서 예금 금리는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은행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1.41%포인트)는 2023년 8월(1.45%포인트)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집계됐다.

한편 은행들은 2024년 임단협에서 출산, 육아 혜택 등 임직원 복리후생도 개선했다. 은행권은 산별교섭을 통해 육아기 단축 근로를 확대하기로 했다. 예컨대 초등학교 1, 2학년 자녀를 둔 직원은 30분 늦게 출근할 수 있게 했다. 또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을 위해 약 두 달간 오전 10시 출근이나 오후 5시 퇴근 등 근로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난임 휴가를 기존 3일에서 6일로 확대했다. 육아휴직에서 산전후 휴가를 제외하면서 육아휴직 기간도 기존 2년에서 2년 6개월로 늘어났다.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5대 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1265만 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1억1821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하나은행(1억1566만 원) 농협은행(1억1069만 원) 우리은행(1억969만 원) 신한은행(1억898만 원) 순이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