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피해 더 키운 화재는 어떻게 발생했나?
뉴시스(신문)
입력 2024-12-31 15:05 수정 2024-12-31 15:06
로컬라이저 둔덕 충돌 후 화재…동체 불타
연료 방출 없고, 거품 살포 못해 피해 더 커져
전문가 “기체 전면이 충돌해 화재 막기 쉽지 않았다”
지난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서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착륙유도시설) 둔덕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하며 인명 피해가 더 커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충돌로 인한 연쇄 화재·폭발로 동체 대부분이 불에 타면서 사상자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고 당일 해당 제주항공 여객기는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바깥쪽 로컬라이저 둔덕과 충돌해 큰 화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객실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통상 항공기에 물리적 충돌이 가해진다고 해서 무조건 불이 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동체 착륙 시 기내에 남아있던 연료를 미쳐 버리지 못해 화재가 더 컸다는 주장도 들린다.
항공유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일반 휘발유보다 발화점이 높지만 일단 불이 붙으면 화력이 거세 대규모 인명 피해를 동반한다. 이 때문에 동체 착륙 시 화재나 폭발을 막기 위해 기내에 남아있는 연료를 상공에 모두 버리거나 소진해야 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해당 사고기 기종인 보잉 737-800은 제작 당시부터 상공에서 연료를 임의로 방출하는 ‘퓨얼 덤핑’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유일한 방법은 항로를 선회하며 연료를 소진하는 방법 뿐인데 공항 상공을 선회하는 도중 엔진에서 화염이 발생해 이 같은 선택지도 불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연기와 유독가스가 기체 내부로 이미 유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조종사가 ‘메이데이’(조난신호)를 선언한 후 2분 만에 동체 착륙이 이뤄져 마찰 화재를 막는 수성막포(비누거품 물질)도 살포되지 않았다. 수성막포는 유류화재를 끄기 위해 소화약재에 공기를 섞은 거품인데 활주로에 미리 뿌려뒀을 경우 화재를 일정 수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진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건이 모두 사전에 충족됐다고 가정해도 화재 자체를 막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해당 사고기가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약 7시간 운항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무안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남아있는 연료 자체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충돌이 일반적으로 항공기 화재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사고에서는 이 둘이 자주 동반된다”며 “잔여 연료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물리적 충돌이 가해지면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성막포를 뿌렸다고 해도 항공기가 로컬라이저 둔덕에 정면으로 부딪힌 만큼 화재 억제 효과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수성막포는 항공기 하부에서 발생하는 불꽃을 제어하기 위한 것인데 이번 참사의 경우 로컬라이저가 있는 둔덕에 부딪치며 항공기 하부가 아닌 전면이 충돌한 것이기 때문에 화재 자체를 막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연료 방출 없고, 거품 살포 못해 피해 더 커져
전문가 “기체 전면이 충돌해 화재 막기 쉽지 않았다”
[무안=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24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원인 조사를 하고 있다. 2024.12.31. hgryu77@newsis.com
지난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서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착륙유도시설) 둔덕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하며 인명 피해가 더 커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충돌로 인한 연쇄 화재·폭발로 동체 대부분이 불에 타면서 사상자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고 당일 해당 제주항공 여객기는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바깥쪽 로컬라이저 둔덕과 충돌해 큰 화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객실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통상 항공기에 물리적 충돌이 가해진다고 해서 무조건 불이 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동체 착륙 시 기내에 남아있던 연료를 미쳐 버리지 못해 화재가 더 컸다는 주장도 들린다.
항공유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일반 휘발유보다 발화점이 높지만 일단 불이 붙으면 화력이 거세 대규모 인명 피해를 동반한다. 이 때문에 동체 착륙 시 화재나 폭발을 막기 위해 기내에 남아있는 연료를 상공에 모두 버리거나 소진해야 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해당 사고기 기종인 보잉 737-800은 제작 당시부터 상공에서 연료를 임의로 방출하는 ‘퓨얼 덤핑’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유일한 방법은 항로를 선회하며 연료를 소진하는 방법 뿐인데 공항 상공을 선회하는 도중 엔진에서 화염이 발생해 이 같은 선택지도 불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연기와 유독가스가 기체 내부로 이미 유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조종사가 ‘메이데이’(조난신호)를 선언한 후 2분 만에 동체 착륙이 이뤄져 마찰 화재를 막는 수성막포(비누거품 물질)도 살포되지 않았다. 수성막포는 유류화재를 끄기 위해 소화약재에 공기를 섞은 거품인데 활주로에 미리 뿌려뒀을 경우 화재를 일정 수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진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건이 모두 사전에 충족됐다고 가정해도 화재 자체를 막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해당 사고기가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약 7시간 운항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무안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남아있는 연료 자체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충돌이 일반적으로 항공기 화재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사고에서는 이 둘이 자주 동반된다”며 “잔여 연료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물리적 충돌이 가해지면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성막포를 뿌렸다고 해도 항공기가 로컬라이저 둔덕에 정면으로 부딪힌 만큼 화재 억제 효과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수성막포는 항공기 하부에서 발생하는 불꽃을 제어하기 위한 것인데 이번 참사의 경우 로컬라이저가 있는 둔덕에 부딪치며 항공기 하부가 아닌 전면이 충돌한 것이기 때문에 화재 자체를 막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비즈N 탑기사
- 10년 전에도 동절기 공항 철새 퇴치 기술 연구 권고했다
- 제주항공 참사, 피해 더 키운 화재는 어떻게 발생했나?
- 조류 충돌vs기체 결함…사고 원인 규명에 최소 ‘수개월’
- 내년 광복 80주년 기념우표 나온다
- ‘은퇴’ 추신수, SSG 프런트로 새 출발…육성 파트 맡을 듯
- ‘179㎝’ 최소라 “5주간 물만 먹고 45㎏ 만들어…그땐 인간 아니라 AI”
- 이승환 “난 음악하는 사람…더 이상 안 좋은 일로 집회 안 섰으면”
- 치킨집 미스터리 화재…알고보니 모아둔 ‘튀김 찌꺼기’서 발화
- 구의원 ‘엄마 찬스’로 4년간 583회 무료주차한 아들 약식기소
- 알바생 월급서 ‘월세 10만원’ 빼간 피자집 사장…“너도 상가 건물 쓰잖아”
- 한양, 평택고덕 패키지형 공모사업 P-2구역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어쩐지! 이런 걸 즐겨보더라”…유튜브 검색기록 정보 유출된다면
- 성인 72.3% “온라인 시험 경험”…부정행위는 우려
- 아이폰17 에어, 프로보다 쌀까? 비쌀까?
- 착한 아파트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 분양
- 진주 진양호공원 올해 27만명 방문…관광명소 재도약
- ‘똘똘한 한 채’에 아파트값 격차 역대 최대…내년엔 더 벌어질 듯
- 도로 위 저승사자 ‘블랙아이스’, AI로 예측해 염수 뿌려 막는다
- 여행·숙박플랫폼 만족도, 여기어때·야놀자·트립닷컴·아고다 순
- 수천 년 역사 품은 ‘전망 맛집’ 이스탄불 4대 타워… 남다른 스케일로 다가오는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