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급 과잉에… 석유화학 빅4 작년 성적도 ‘암울’
곽도영 기자
입력 2025-01-14 03:00 수정 2025-01-14 03:00
LG화학 영업이익 수천억 급락 전망
한화솔루션은 4000억대 적자 유력
정부, 조선과 달리 “자율 구조조정”
새해에도 고강도 사업재편 가속화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학 업계의 지난해 성적표가 암울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4사 모두 실적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자율 구조조정으로 대응 방향을 잡으면서 새해에도 업계에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석유화학 4사 지난해 성적표 일제히 ‘하락세’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일 기준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 4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거나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은 2023년 1조8523억 원이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2039억 원에 그치면서 35.01% 급락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3477억 원에서 ―7643억 원으로 적자가 커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솔루션은 6045억 원에서 ―4003억 원으로 연간 적자 전환하고, 금호석유화학도 연간 영업이익이 3590억 원에서 3209억 원으로 10.6%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석유화학 4사의 실적 부진에는 전방 수요 회복 지연에 더해 중국발 공급 과잉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부터 석유화학 자급률 제고, 공급망 내재화를 앞세워 대규모 설비 증설에 나섰다. 그 결과 중국의 에틸렌 생산 능력은 2020년 3227만 t에서 지난해(전망) 5440만 t으로 급등하며 이 기간 전 세계 증설 물량의 약 64%를 차지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석유화학 업계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대(對)중국 수출은 2021년부터 감소세가 가팔라지며 2023년엔 36.3% 비중으로 떨어졌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시작된 고유가 환경이 고착화된 것도 석화 업계에는 설상가상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10일 배럴당 78.76달러로 3개월 내 최고치를 찍었다. 유가 고공 행진으로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오르는 반면 수요 부진 속에서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긴 어렵게 됐다. 석화 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는 2022년 이래로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t당 300∼350달러 수준을 크게 밑돌아 최근 180달러 안팎 선에 머물고 있다.
● 사업부·생산시설 매각 등 새해에도 고강도 구조조정
정부는 2028년 공급 과잉 규모가 국내 석유화학 생산 능력의 5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지난달 고부가·친환경 소재에 집중하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과거 조선업 구조조정과 달리 기업들의 자발적 구조 개편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정해지면서 업계 연중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달 초 LG화학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편광판 사업부를 약 2800억 원에 중국 화학업체에 매각 완료했다.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달 8일 열린 화학 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전략적 옵션을 다각도로 업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효성화학도 이달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9200억 원에 ‘알짜’ 특수가스 사업을 그룹사인 효성티앤씨에 매각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금호석유화학이 라텍스 합작 공장 지분을 중국 업체에 전량 매각했고, 10월에는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청산을 발표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화솔루션은 4000억대 적자 유력
정부, 조선과 달리 “자율 구조조정”
새해에도 고강도 사업재편 가속화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학 업계의 지난해 성적표가 암울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4사 모두 실적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자율 구조조정으로 대응 방향을 잡으면서 새해에도 업계에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석유화학 4사 지난해 성적표 일제히 ‘하락세’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일 기준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 4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거나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은 2023년 1조8523억 원이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2039억 원에 그치면서 35.01% 급락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3477억 원에서 ―7643억 원으로 적자가 커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솔루션은 6045억 원에서 ―4003억 원으로 연간 적자 전환하고, 금호석유화학도 연간 영업이익이 3590억 원에서 3209억 원으로 10.6%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석유화학 4사의 실적 부진에는 전방 수요 회복 지연에 더해 중국발 공급 과잉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부터 석유화학 자급률 제고, 공급망 내재화를 앞세워 대규모 설비 증설에 나섰다. 그 결과 중국의 에틸렌 생산 능력은 2020년 3227만 t에서 지난해(전망) 5440만 t으로 급등하며 이 기간 전 세계 증설 물량의 약 64%를 차지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석유화학 업계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대(對)중국 수출은 2021년부터 감소세가 가팔라지며 2023년엔 36.3% 비중으로 떨어졌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시작된 고유가 환경이 고착화된 것도 석화 업계에는 설상가상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10일 배럴당 78.76달러로 3개월 내 최고치를 찍었다. 유가 고공 행진으로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오르는 반면 수요 부진 속에서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긴 어렵게 됐다. 석화 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는 2022년 이래로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t당 300∼350달러 수준을 크게 밑돌아 최근 180달러 안팎 선에 머물고 있다.
● 사업부·생산시설 매각 등 새해에도 고강도 구조조정
정부는 2028년 공급 과잉 규모가 국내 석유화학 생산 능력의 5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지난달 고부가·친환경 소재에 집중하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과거 조선업 구조조정과 달리 기업들의 자발적 구조 개편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정해지면서 업계 연중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달 초 LG화학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편광판 사업부를 약 2800억 원에 중국 화학업체에 매각 완료했다.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달 8일 열린 화학 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전략적 옵션을 다각도로 업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효성화학도 이달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9200억 원에 ‘알짜’ 특수가스 사업을 그룹사인 효성티앤씨에 매각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금호석유화학이 라텍스 합작 공장 지분을 중국 업체에 전량 매각했고, 10월에는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청산을 발표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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