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사고액 역대 최대… 대위변제액도 지난해 수치 이미 넘겨
정서영기자
입력 2022-10-19 15:41 수정 2022-10-19 15:50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액이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갚은 액수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전세 사기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HUG에 따르면 9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사고는 총 523건, 사고 금액은 총 1098건으로 2013년 상품 출시 이래 건수와 사고 액수에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보증금을 대신 납부(대위변제)하고 집주인에게 추후 이를 받아내는 보험이다. 보증보험 사고 금액은 8월 1089억원으로 사상 첫 1000억대로 진입한 이래 두 달 연속으로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보증사고 액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HUG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사고 금액은 646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1년치 사고액인 5790억원을 넘겼다. 건수도 9월까지 3050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인 2799건을 이미 넘겼다. 2016년 34억원에 불과했던 전세 보증금 사고 금액은 2018년 792억원, 2019년 3442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 몇 년 간 액수가 늘고 있다. 2016년 27건에 불과했던 사고 건수도 2019년 1630건으로 처음 천 단위대로 진입한 이래 증가세다.
HUG가 대위변제한 금액도 지난달 952억으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 액수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HUG의 누적 대위변제액은 총 529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1년 총 변제액인 5040억원을 넘겼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악성 임대인’으로 불리는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전세보증금 사고 금액은 지난해 3513억원으로 30억원이었던 2018년 대비 117배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 사고액이 1938억원, 건수로는 891건에 달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침체가 지속될 수록 전세사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44 수석연구원은 “한 번 계약하면 시세가 고정되는 전세와 달리 매매는 즉각 달라지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기에는 (전세사기 위험의 척도가 되는) 전세가율이 높아진다”며 “금리가 올라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도 겹쳐 깡통주택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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