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계속 오른다는데, 집값 얼마나 더 떨어질까
황재성기자
입력 2022-10-13 13:58 수정 2022-10-13 15:52
서울 한강변 아파트 모습. 2022.9.27 뉴스1
“올해 들어 8월까지 3~4% 떨어진 집값은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어제) 단행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조치와 관련해 출입기자들에게 배경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금리가 더 올라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집값의 추락 하락폭이 얼마나 될지, 언제까지 진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집값이 오롯이 금리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것은 아니어서 전망을 내놓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하지만 집값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이 팽배한 상태여서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한은과 국토연구원 등 전문기관들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금리 인상이 집값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 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하락, 2~3년간 계속 가능성
이들 보고서는 한결같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며, 그 기간이 2~3년 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한은은 지난 8월 보고서 ‘주택시장 리스크 평가’를 통해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오르면 2년 뒤 집값(전국 기준)이 최대 2.8%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 후 1년이 지나면 집값(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 포함)은 0.4¤0.7%, 2년 뒤에는 0.9¤2.8% 각각 하락했다.
이를 단순하게 계산하면 최근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집값 하락폭이 6¤7%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은이 지난해 8월 이후 이번까지 1년 2개월 새 금리를 2.50%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도 0.50%p 이상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높다.
한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연구가 금리를 한꺼번에 1%포인트 올린다는 전제하에 분석한 것으로, 여러 차례로 나눠 올리면 집값 하락폭이 더 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같은 보고서에서 집값이 자금조달 여건이나 주택수급 상황, 정부 정책, 기대심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금리인상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집값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집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지고, 하락폭도 현재보다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7월 보고서 ‘주택가격에 대한 금리의 시간가변적인 영향 연구’를 통해 금리상승기에 집값 하락 반응이 12~15개월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금리 인상이 단기적 영향보다 중장기적으로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결과가 실제로 반영된다면 기준금리 인상 랠리에 따른 영향이 이제 본격화하기 시작한 셈이며, 당분간 가격 하락 압력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중소·중견건설업체 모임인 대한전문건설협회 산하 연구기관인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매월 발행하는 ‘주택시장동향’ 최신호에서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8월부터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런 시장 침체 상황은 앞으로 2~3년 간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 폭을 키울 것”으로 분석했다.
● 집값 하락 폭 -3~4% vs -0.15%
한편 이창용 총재가 집값이 3~4% 하락했다고 언급했지만 정부가 공식통계로 삼는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통계와 큰 차이가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 집값은 0.15% 하락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집값 산정의 기준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총재도 이를 의식한 듯 “부동산가격에 대해서는 여러 지표가 있다”며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실제 거래돼 신고된 아파트와 연립주택 다세대 등 공동주택가격을 반영했다는 뜻이다.
한은 조사국 물가연구팀 신동수 과장은 이와 관련해 “부동산원이 9월 발표한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통계표에서 전국 집값이 8월 한 달 간 1.38%(잠정), 1~8월 누계로는 3.08%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온다”며 “이를 인용한 수치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통계표에 따르면 누적기준으로 수도권은 3.92% 하락했고, 비수도권지역은 1.77% 떨어졌다. 특히 수도권에서 경기지역은 무려 5.35%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부동산원이 매월 발행하는 주택가격은 조사대상에 공동주택에다 단독주택을 포함하고, 전문조사원이 표본조사를 통해 산출한 ‘거래 가능 가격’이다. 현재 표본조사 대상주택은 3만2000채이다. 이런 방식은 짧은 기간에 많은 지역의 가격흐름과 변동성을 파악하는 데 장점이 있지만, 실제 시장가격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데 더디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비즈N 탑기사
- 열차에 두고 내린 결제대금 3천만원, 주인 품으로 무사귀환
- “창가나 통로 옆 좌석도 돈 내야해?”…항공사 ‘좌석 선택 수수료’ 논란
- 이수정 “공수처 무력 사용에 시민 다쳐…다음 선거부턴 꼭 이겨야”
- 주택서 발견된 화재 흔적…‘간이 스프링클러’가 막았다
- ‘아가씨’ ‘여기요(저기요)’…연령·성별 따라 호칭 달라
- ‘쿨’ 김성수, 수십억대 사기 피해 고백…“유재석 말 들을 걸” 후회
- “성경에 대한 흥미 느끼도록…입문 돕는 바람잡이 되고파”
- ‘15년 공백기’ 원빈 근황…여전한 조각 미남
- 제주서 中 여행업자-병원 유착 ‘불법 외국인 진료’ 적발…3명 기소
- 10년 전에도 동절기 공항 철새 퇴치 기술 연구 권고했다
- 한양, 평택고덕 패키지형 공모사업 P-2구역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서울원 아이파크 8일 무순위 청약…전용 74·84㎡ 물량도 나와
- 착한 아파트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 분양
- 보아, 18년 전 샀던 청담동 건물…시세차익 71억원
- ‘BS그룹’ 새출발… 새로운 CI 선포
- 삼성, 쓰던 갤럭시폰 매입 시작…중고폰 시장 메기될까
- ‘은퇴’ 추신수, SSG 프런트로 새 출발…육성 파트 맡을 듯
- 양재웅, 한남 ‘100억대 고급빌라’ 분양…이승기는 105억 전세살이
- “해외여행 가면 손해”…설 연휴, 국내관광 혜택 쏟아진다
- 알뜰폰 더 싸진다…1만원대 5G 20GB 요금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