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길고양이는 해롭지 않은 동물
노트펫
입력 2019-09-26 11:08 수정 2019-09-26 11:08
[노트펫] 현대 도시의 골목에는 적지 않은 길고양이들이 살고 있다. 이들의 개체수가 증가하다보니 평소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런 길고양이를 보면 혐오에 찬 행동이나 발언을 주저하지 않고 실천에 옮기기도 한다. 이러한 고양이 혐오론자들에게 길고양이라는 동물은 이 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동물로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도시의 길고양이들은 결코 백해무익한 동물이 아니다. 이들은 도시인들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는 소중한 동물들이다. 길고양이들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자신의 본능에 이끌린 행동을 한다. 그리고 그 행동은 도시의 위생상태를 개선하는 역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옐로스톤국립공원의 늑대 무리들이 엘크(Elk)나 무스(Moose) 같은 거대 사슴들을 사냥하면서 공원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길고양이들은 결코 의도하지 않지만, 자신의 사냥 본능에 이끌린 행동들이 많은 인간들이 사는 현대 도시를 보다 위생적이고, 살기 좋은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길고양이들은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사람들이 버린 음식쓰레기를 뒤진다. 냄새에 민감한 동물인 고양이의 본능을 감안하면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길고양이들은 이런 지저분한 행동을 통해서만 먹이를 획득하지 않는다.
도시에 사는 작은 동물들을 사냥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뒤져서 챙기는 먹이의 양과 사냥으로 얻은 먹이의 양의 비율이 얼마 정도 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이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없기 때문이다.
길고양이가 도시에서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냥감은 쥐와 비둘기다. 개인적으로는 길고양이들이 이런 동물을 사냥하는 장면을 몇 번 본적이 있다. 쥐와 비둘기에게 길고양이는 가장 무서운 천적이다. 하지만 다른 그 어떤 도시의 동물들도 이들에게 위협적이지 못한 게 현실이다. 쥐와 비둘기는 길고양이만 잘 피하면 천수를 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쥐와 비둘기는 많은 위생적으로 많은 문제를 가진 동물이다. 심지어 비둘기는 날아다니는 쥐라는 별명을 있을 정도다. 만약 도시에 길고양이가 없다면 이들의 개체수를 통제할 방법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전혀 없다.
그나마 길고양이가 있기 때문에 쥐와 비둘기의 개체수를 약간이나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객관적인 연구 결과는 없지만 이는 충분히 추정할 수 있는 일이다.
캣맘(cat mom)이라고 불리는 애묘가(愛猫家)들은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기도 한다. 물론 그 먹이만으로 길고양이들이 자신의 주린 배를 완전히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사냥감을 찾을 때까지 시간을 벌기에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길고양이를 미워하는 사람들은 길고양이를 보면 돌을 던지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또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맘들도 거칠게 비난한다. 하지만 길고양이들이 얼마나 우리가 사는 도시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는 애써 외면하던지 아니면 부인하려고 한다.
조금만 생각하면 도시의 길고양이들은 중요한 동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비난하기에 앞서서 그 존재가 공동체를 위해 어떤 존재인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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