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원자재 값만 뛰어” 국내 산업 대부분 악영향
한재희 기자
입력 2025-01-21 03:00 수정 2025-01-21 03:00
상의, 국내 주요 12개 산업군 분석
“반도체-배터리-철강 등 9개 산업군… 해외투자 비용 등 늘어 기상도 흐림
車-조선-기계산업 등 수출업은 수혜… 고환율 기조 지속땐 결국 타격 우려”
1400원대의 원-달러 고환율 기조가 국내 주요 산업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환율로 인한 수출 상승 효과보다 원자재 수입 등 비용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일 발표한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12개 산업군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철강, 석유화학 등 9곳이 환율에 따른 산업 기상도를 ‘흐림’으로 봤다. 환율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곳은 조선, 자동차, 기계산업 등 3개 산업군에 그쳤다.
현재 한국 경제는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1∼11월에도 원-달러 평균 환율이 꾸준히 1300원대로 높은 편이었는데, 12월엔 1430원대로 올랐다. 비상계엄 등 정치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자 올해도 이날까지 평균 환율이 1460원대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핵심 원자재인 희토류, 텅스텐, 형석, 게르마늄 등을 거의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체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도 30%대에 그친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구매 비용이 저절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배터리 업체는 리튬이나 니켈 등을, 철강 업체는 철광석과 연료탄을 해외에서 비싸게 사 오다 보니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싼값에 철강 제품을 밀어내기 때문에 수출할 때 비싸게 제품을 팔지 못하는 반면 원자재를 수입할 때는 비싸게 들여와야 해 원가 상승 압박이 크다”고 전했다.
고환율에 해외 투자 비용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에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투자비를 달러로 지불하는데 이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배터리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업계의 경쟁이 격화된 산업군에서 이러한 해외 투자가 많다. 고환율 기조가 계속되면 한국 기업 전체의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산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며 “공장을 짓다가 멈출 수 없고 계속해서 비용이 투입되는데 고환율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나마 자동차, 조선, 기계산업이 고환율로 인한 수혜를 누리는 업종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는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호황을 맞은 조선 산업도 3, 4년 치 일감이 쌓여 있다. 국내 생산 물량의 67%를 수출하는 자동차 산업은 환율 효과 덕에 가격 경쟁력이 올라갔다. 조선 산업 역시 배를 인도하는 시점에 달러로 대금을 받기 때문에 현재 고환율 상황이 나쁘지 않다. 다만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길게 이어질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결국 자동차 업계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반도체-배터리-철강 등 9개 산업군… 해외투자 비용 등 늘어 기상도 흐림
車-조선-기계산업 등 수출업은 수혜… 고환율 기조 지속땐 결국 타격 우려”
1400원대의 원-달러 고환율 기조가 국내 주요 산업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환율로 인한 수출 상승 효과보다 원자재 수입 등 비용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일 발표한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12개 산업군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철강, 석유화학 등 9곳이 환율에 따른 산업 기상도를 ‘흐림’으로 봤다. 환율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곳은 조선, 자동차, 기계산업 등 3개 산업군에 그쳤다.
현재 한국 경제는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1∼11월에도 원-달러 평균 환율이 꾸준히 1300원대로 높은 편이었는데, 12월엔 1430원대로 올랐다. 비상계엄 등 정치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자 올해도 이날까지 평균 환율이 1460원대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핵심 원자재인 희토류, 텅스텐, 형석, 게르마늄 등을 거의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체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도 30%대에 그친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구매 비용이 저절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배터리 업체는 리튬이나 니켈 등을, 철강 업체는 철광석과 연료탄을 해외에서 비싸게 사 오다 보니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싼값에 철강 제품을 밀어내기 때문에 수출할 때 비싸게 제품을 팔지 못하는 반면 원자재를 수입할 때는 비싸게 들여와야 해 원가 상승 압박이 크다”고 전했다.
고환율에 해외 투자 비용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에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투자비를 달러로 지불하는데 이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배터리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업계의 경쟁이 격화된 산업군에서 이러한 해외 투자가 많다. 고환율 기조가 계속되면 한국 기업 전체의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산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며 “공장을 짓다가 멈출 수 없고 계속해서 비용이 투입되는데 고환율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나마 자동차, 조선, 기계산업이 고환율로 인한 수혜를 누리는 업종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는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호황을 맞은 조선 산업도 3, 4년 치 일감이 쌓여 있다. 국내 생산 물량의 67%를 수출하는 자동차 산업은 환율 효과 덕에 가격 경쟁력이 올라갔다. 조선 산업 역시 배를 인도하는 시점에 달러로 대금을 받기 때문에 현재 고환율 상황이 나쁘지 않다. 다만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길게 이어질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결국 자동차 업계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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