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CEO들 만난 이재용 “삼성답게 미래 개척”

홍석호 기자

입력 2024-06-14 03:00 수정 2024-06-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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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저커버그 자택서 AI협력 논의
아마존-퀄컴 경영진 연쇄 회동
30여건 미팅 美출장 마치고 귀국
이달 글로벌전략회의에 이목 쏠려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자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저커버그 CEO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주간 미국에서 메타, 아마존, 퀄컴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사업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13일 귀국했다. 총 30여 건의 공식 미팅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마친 뒤 이 회장은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며 안팎의 위기를 돌파할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에서 그를 만나 AI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 2월 저커버그 CEO가 방한했을 때 이 회장이 초대해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난 지 4개월 만에 가진 회동이다. 두 사람은 2011년 이후 8번의 만남을 이어오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튿날 이 회장은 워싱턴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앤디 재시 CEO와 만나 생성형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전망을 공유했다. 회의에는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차세대 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사업, TV·모바일·콘텐츠 등의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10일(현지 시간)에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DSA에서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를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 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장은 퀄컴을 포함한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과 만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아몽 CEO와의 회동에는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도 함께했다.

이 회장은 2년 연속 미국 장기 출장을 통해 글로벌 CEO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22일간의 미국 출장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테슬라, 글로벌 제약사 CEO 등과 만난 바 있다. 올해는 2주간 수행원 없이 미국 동·서부를 돌며 빅테크 CEO들과 정·관계 인사, 현지 삼성 직원들과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전방위적인 위기 상황에서 총수가 직접 나서 사실상 해외 영업을 뛴 출장”이라고 해석했다.

이 회장은 출장을 마치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출장의 결과물이 이달 진행될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발현될지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들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이 회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지만 출장에 동행한 전영현 부회장 등이 북미 시장의 현황과 이 회장의 메시지 등을 주요 경영진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이 각종 도전에 직면하고 초유의 노사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인 만큼 강력한 대응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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