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취업 ‘훈풍’… 올해 6000명 신규채용

황성호기자

입력 2018-09-21 03:00 수정 2018-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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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7일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2018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는 제약바이오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올해 처음 열린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총 47곳. 이 박람회엔 유한양행, 한미약품, GC녹십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메디톡스 등 5개 회사의 채용설명회가 열려 성황을 이뤘다. 이와 함께 ‘제약산업의 미래’, ‘예비 제약인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 등을 주제로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과 이범진 아주대 약대 교수가 특강에 나서 취업준비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5000명에 달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박람회를 찾았다. 정장을 갖춰 입은 청년들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부스에서 채용 상담을 받으려 줄지어 서 있었다.

박람회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청년들의 눈빛엔 진지함이 가득했다. 대학생 김모 씨(26)는 “유명한 기업들은 상담을 받으려면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면서 “제약바이오업계가 유망하다는 인식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많이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 올해 6000명 신규 채용


최근 고용위기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가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약업계 종사자 수는 9만5524명으로 2008년보다 2만 명 이상 증가했다. 매년 2000명 정도의 신규 인력이 채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제약산업계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고용증가율은 2.7%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제조업(1.3%)과 전 산업계(1.3%)의 두 배 수준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정규직 비중이 높아 취업준비생들에게 ‘안정적 일자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의약품제조업의 정규직 비중은 2017년 말 기준으로 99.9%에 이른다. 국내 산업계의 정규직 평균인 67.1%와 견줘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이다 보니 고용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올해 하반기(7∼12월) 채용 시장문을 활짝 열었다. 이날 박람회에서 제약바이오협회는 ‘하반기 채용계획 발표’를 통해 하반기에 2956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1∼6월) 채용 인원인 3286명을 더하면 올해 제약바이오업계의 신규 채용 인원은 6000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채용 실적은 3900명 수준이었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2016∼2026년 고용증가율을 보면 의약품제조업계가 3.4%로 제조업 평균인 0.2%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채용 훈풍은 업계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한국은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아직 정복되지 않은 질병이 많아 신약 개발의 가능성도 크게 열려 있다.

PC 오프제 도입 등 근무 환경 변화

주 52시간 근무 제도 도입으로 다소 보수적이던 제약바이오업계에 새로운 근무 환경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워라밸’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JW중외제약 등 주요 제약회사들은 오전 8시 50분에 컴퓨터가 켜지고, 오후 6시 10분이면 컴퓨터가 꺼진다. 주 52시간 제도 준수를 위해 업무 시간 외에는 근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PC 오프제’다.

업무시간을 사원 스스로 설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상당수 제약회사에 도입된 상태다. 일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근무를 더 할 경우에는 대체휴일을 쓰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문화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특히 활발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선 직원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신의 근무시간을 입력한다. 하루 4시간을 기본으로 근무시간을 스스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사원들이 자신의 근무 환경에 맞도록 시간을 관리하는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최전선에서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는 영업사원들의 근무 환경도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종근당의 영업사원은 원칙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다. 유한양행의 영업사원은 월요일과 금요일에만 사무실로 출근한다. 나머지 근무일에는 영업하는 곳으로 바로 출근하면 된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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