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손대더라도 다주택자 우선 개편할 듯

김준일기자

입력 2018-01-08 03:00 수정 2018-01-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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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장관에게 듣는 새해 정책 방향]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개편은 세금을 전반적으로 늘리는 무차별적 증세가 아니라 다주택자에게만 영향을 주는 ‘핀셋형’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게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복안이다.

김 부총리는 5일 인터뷰에서 “보유세 개편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동산 대책으로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거래세를 포함한 여러 세목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유세 개편을 위한 대원칙으로 △조세형평성 제고 △거래세와 보유세 비중 고려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 검토라는 3가지를 제시했다.

현재 거론되는 보유세 개편 방안은 공시가격 현실화와 종합부동산세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이다.

보유세 과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실제의 70∼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를 시세에 맞게 상향 조정하면 보유세가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시가격 조정은 서울 강남 등 가격이 급등한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주택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실수요자인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높일 수 있다. 투기지역에서 주택을 많이 소유한 일부 고소득층을 겨냥한 세제 개편이 아닌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증세 정책으로 비쳐 조세저항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종부세를 결정하는 기준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2주택 이상 소유자가 내는 종부세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은 기준시가에 공정시장가액 비율 80%를 곱해서 정한다. 이 비율을 100%로 올리면 세율을 건드리지 않고도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 강화가 가능하다. 아울러 3주택, 4주택 등 보유 주택 수가 늘어날수록 누진적으로 세율을 올리는 방법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향후 세제개편 과정에서 정부는 보유세를 올리는 대신 거래세인 취득세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집을 보유하는 부담을 높여 매물을 늘리는 대신 집을 살 때 드는 부담을 줄여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 재정개혁특위에서 다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한 차등 과세 문제를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가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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