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기 기자의 머니 레시피]치명적 투자유혹, 비트코인
신민기기자
입력 2017-06-13 03:00 수정 2017-10-16 18:10
‘가상화폐’ 투자와 투기 사이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비트코인에서 ‘튤립 투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일주일 만에 20%가 넘는 투자 수익을 올렸다거나 단돈 몇 백만 원으로 수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돌고, 이런 얘기에 흔들리는 투자자가 적잖습니다. 하지만 지금 뛰어들었다간 폭탄 돌리기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습니다. 이번 머니레시피는 최근 투자시장에서 논란이 뜨거운 ‘가상화폐’를 재료로 정했습니다.
○ 올 들어 200% 급등, 3000달러 넘은 비트코인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급등했습니다. 국제 비트코인 정보 제공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기준으로 1비트코인은 3018.54달러입니다. 비트코인이 3000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12월 31일 968.23달러에서 무려 212%가 오른 겁니다.
비트코인보다도 더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가상화폐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입니다. 11일 현재 1이더리움당 347.19달러로 지난달 11일 89.52달러에서 한 달 만에 288% 폭등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불과 8.03달러였습니다. 이처럼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한 것은 가상화폐가 법정화폐 기능을 갖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올해 4월 일본에서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뉴욕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비트코인 투자 어떻게
비트코인 요리법은 크게 △거래소를 통한 매매거래 △채굴 △채굴위탁 등 3가지가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온라인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를 사고팔 수 있습니다.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거래소나 해외 거래소에 가입해 가상화폐를 구입하면 됩니다. 보다 안전하게 장기 보유하려면 수수료를 내고 전자지갑을 만들어 보관하면 됩니다. 거래 시간이 정해져 있는 주식과 달리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가 가능합니다. 최소 거래 단위가 소수점 8자리여서 몇 백 원으로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어렵기는 하지만 직접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로 연산문제를 풀면 대가로 받을 수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연산문제가 어려워져 지금은 일반인들이 채굴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 무한정 채굴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비트코인 공급량은 2100만 개로 제한돼 있고, 마지막 채굴은 2140년이 돼야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채굴기를 보유한 전문 대행업체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방법도 있습니다. 전문 채굴기를 보유한 ‘채굴조합’에 투자해 지분만큼 수익을 배분받는 겁니다.
○ 투자와 투기 사이, 아슬아슬한 가상화폐
최근 가상화폐는 하루에도 수십만 원씩 가격이 오르내리며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투기성 자금의 유입이 많은 데다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거래할 수 있어 가격 변동성이 무척 큽니다. 외국에서는 가상화폐 가치가 폭등하자 거품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 자산으로서 가상화폐의 가치는 차세대 통화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국제 자금의 결제 증가와 정보통신기술(ICT) 성장으로 가상화폐의 사용 빈도가 늘어날 수 있지만, 이런 점을 인정하더라도 최근 나타난 시세 변화는 투기 버블에 가깝다”고 경고합니다. 화폐는 무엇보다도 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최근에 투자가 급증하면서 변동성이 커져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해킹이나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높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신민기 기자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튤립이 금보다 귀했습니다. 터키에서 수입해온 튤립이 귀족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며 투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튤립 뿌리 하나가 암스테르담 시내에 위치한 주택 한 채 값과 맞먹는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사람들은 집과 땅을 내다파는 것도 모자라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튤립 투기에 나섰습니다. 튤립은 아름답긴 하지만 식물에 불과합니다. 가치를 훌쩍 뛰어넘게 형성된 가격은 거품 논란을 가져왔고, 마침내 1637년 값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자본시장 최초의 버블 붕괴로 기록됩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비트코인에서 ‘튤립 투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일주일 만에 20%가 넘는 투자 수익을 올렸다거나 단돈 몇 백만 원으로 수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돌고, 이런 얘기에 흔들리는 투자자가 적잖습니다. 하지만 지금 뛰어들었다간 폭탄 돌리기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습니다. 이번 머니레시피는 최근 투자시장에서 논란이 뜨거운 ‘가상화폐’를 재료로 정했습니다.
○ 올 들어 200% 급등, 3000달러 넘은 비트코인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급등했습니다. 국제 비트코인 정보 제공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기준으로 1비트코인은 3018.54달러입니다. 비트코인이 3000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12월 31일 968.23달러에서 무려 212%가 오른 겁니다.
비트코인보다도 더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가상화폐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입니다. 11일 현재 1이더리움당 347.19달러로 지난달 11일 89.52달러에서 한 달 만에 288% 폭등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불과 8.03달러였습니다. 이처럼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한 것은 가상화폐가 법정화폐 기능을 갖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올해 4월 일본에서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뉴욕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비트코인 투자 어떻게
비트코인 요리법은 크게 △거래소를 통한 매매거래 △채굴 △채굴위탁 등 3가지가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온라인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를 사고팔 수 있습니다.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거래소나 해외 거래소에 가입해 가상화폐를 구입하면 됩니다. 보다 안전하게 장기 보유하려면 수수료를 내고 전자지갑을 만들어 보관하면 됩니다. 거래 시간이 정해져 있는 주식과 달리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가 가능합니다. 최소 거래 단위가 소수점 8자리여서 몇 백 원으로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어렵기는 하지만 직접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로 연산문제를 풀면 대가로 받을 수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연산문제가 어려워져 지금은 일반인들이 채굴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 무한정 채굴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비트코인 공급량은 2100만 개로 제한돼 있고, 마지막 채굴은 2140년이 돼야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채굴기를 보유한 전문 대행업체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방법도 있습니다. 전문 채굴기를 보유한 ‘채굴조합’에 투자해 지분만큼 수익을 배분받는 겁니다.
○ 투자와 투기 사이, 아슬아슬한 가상화폐
최근 가상화폐는 하루에도 수십만 원씩 가격이 오르내리며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투기성 자금의 유입이 많은 데다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거래할 수 있어 가격 변동성이 무척 큽니다. 외국에서는 가상화폐 가치가 폭등하자 거품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 자산으로서 가상화폐의 가치는 차세대 통화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국제 자금의 결제 증가와 정보통신기술(ICT) 성장으로 가상화폐의 사용 빈도가 늘어날 수 있지만, 이런 점을 인정하더라도 최근 나타난 시세 변화는 투기 버블에 가깝다”고 경고합니다. 화폐는 무엇보다도 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최근에 투자가 급증하면서 변동성이 커져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해킹이나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높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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