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공사, 한국행 노선 재개… 한중 하늘길 ‘사드 구름’ 걷히나

윤완준 특파원 , 정임수 기자

입력 2017-10-30 03:00 수정 2017-10-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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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중심으로 제주 운항… 편수 늘리고 정기노선 전환 검토도
양국관계 개선-여행중단 해제 기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갈등 해빙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항공사들이 올해 3월 이후 중단됐던 한국행 노선 운항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국 상하이 저비용항공사인 춘추(春秋)항공 홈페이지에서 한중 운항 상품을 검색하면 탑승객 감소로 7월부터 중단했던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와 제주 간 노선 주 3회(화·목·토요일) 운항이 31일부터 재개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춘추항공은 한중 양국 당국에 신청해 운항 재개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유지되고 있는 상하이∼제주 노선 편수 확대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중국 저비용항공사인 지샹(吉祥)항공도 한국인 단체관광이 전면 금지된 3월부터 중단됐던 상하이∼제주 노선 복항을 이달 초 한국에 신청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12월 28일부터 주 3회 전세기 운항을 시작한 뒤 상황을 보고 정기 운항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대형 항공사인 둥팡(東方)항공도 다음 달 1일부터 상하이∼김포 노선 승객 규모를 180석에서 300석으로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의 여행 제한으로 수요가 크게 줄면서 운항을 중단했던 저비용항공사가 운항을 재개한 것은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드 문제가 해결될 경우 중국 국가여유(관광)국이 단체관광 중단 조치를 해제할 것에 대비해 미리 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사이트인 ‘시트립(C-trip)’이 한국 여행상품 검색을 다시 허용하는 등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중국 저비용항공사들이 그동안 운항 횟수를 줄였던 노선을 예전처럼 운영하겠다고 인가 신청을 했지만 곧바로 비(非)운항 신고를 했다”며 “예약 승객이 없으면 인가를 받은 이후에도 비운항 신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춘추항공과 지샹항공이 제주 노선 재개 신청을 취소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두 항공사 등 국내외 항공사를 대상으로 올해 동계 시즌(10월 29일∼내년 3월 24일)의 항공 운항 스케줄을 인가했다. 한중 간 왕복 항공편은 지난해 주당 1254회에서 올해 1051회로 16%가량 줄었다. 운항 스케줄은 1년에 두 번 정부의 승인을 받는데 현재 추세로는 아직 전반적인 회복세라고 보기 이르다는 것이다.

중국이 단체관광 금지를 해제했다고 볼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대형 항공사들의 전세기 운항 재개 조짐도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가 전세기 운항을 재개하면 확실한 관계 개선 징후로 볼 수 있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의 정기 운항 재개만으로 사드 보복 해제 국면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제선 항공 여객은 총 62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7% 늘었다. 하지만 사드 보복 조치의 여파로 중국 노선을 이용하는 여객은 31.1% 급감했다.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중국 여객은 감소했지만 일본·동남아·유럽·미주 등으로 노선이 다변화되면서 전체 국제선 여객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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