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새샘]주택정책 실패 원인은 ‘불통’… ‘쓴소리’ 듣는 소통만이 길

이새샘 산업2부 기자

입력 2021-05-14 03:00:00 수정 2021-05-14 18: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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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산업2부 기자
지난달 16일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퇴임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 수습과 LH 혁신, 2·4공급대책 추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논란, 여전히 오르고 있는 집값과 전셋값…. 국토부 장관이 공석인 사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은 쌓여가고 있다.

장관으로 누가 취임하든 국토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국민들이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에서 느낀 감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아무리 대출을 제한하고 세금을 많이 매겨도 집값은 계속 오를 거라는 불신, 또 하나는 그럼에도 정부 대책이 효과를 내서 내 집이든 전셋집이든 마음 편히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다. 이 두 가지 감정 중 불신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내놓은 몇 가지 발언에서 변화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노 후보자는 “(정부 부동산대책의) 횟수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 외곽에 주택을 공급하는 데 주력해 서울 도심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있었다”고도 했다. 그간 정부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한 채 부작용만 키웠고, 공급대책 역시 초반에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정부의 역할과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거나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해야 한다’는 말은 정부 대책이 나올 때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해온 조언이다. 이런 전문가들 중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에서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공식 직함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에게 “정부에 왜 이런 방향으로 조언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아무리 말해도 듣질 않는다”는 자조 섞인 답이 돌아오곤 했다. “어차피 내 말이 효과가 없는 걸 알기 때문에 위원회 같은 회의체에 와달라고 해도 이제는 모두 거절한다”는 이도 있었다. 정부 스스로 전문가로 인정해 조언을 받겠다고 한 이들조차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불통’을 호소해 온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소통에 소극적인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부동산시장은 자신들이 더 잘 안다고 자신했을 수도 있다. “규제를 완화하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모두 투기를 부추기는 거간꾼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렇게 정책을 펴는 사이 전문가들의 전망대로 집값과 전셋값이 모두 치솟았다는 점이다.

신임 국토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와 수명을 함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약 1년의 기간으로 부동산정책은 ‘끝까지 실패작으로 남느냐, 반전의 계기를 만드느냐’가 판가름 난다. 보유세 부담 완화, 대출 규제 완화, 민간 공급 규제 완화 등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과 반대되는 쓴소리를 들을 의지가 있는가. 여기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장관과 국토부가 할 일은 바로 귀를 열고 듣는 것이다.


이새샘 산업2부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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