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가 된 임대차시장[현장에서/이새샘]
이새샘 산업2부 기자
입력 2020-09-15 03:00 수정 2020-09-15 11:28


개정 임대차법이 수십 년 된 관습을 아예 바꾸는 법인 만큼 초반 혼란은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하지만 정부 대응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시행 전부터 상당한 혼란이 예견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혼란의 해법을 묻는 기자에게 국토교통부 담당자는 ‘법무부 소관’이라며 떠넘기기 일쑤였다. 정작 법무부에 연락하면 회신 받는 데 며칠이 걸리거나 아예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나마도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는 답이 대부분이었다. 취재하는 기자에게 이런 정도이니 국민은 물어볼 곳이 제대로 없어 법 시행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시행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7월 30일 내놓은 자료는 원론적인 수준의 해설이 전부였다. 졸속 입법으로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기사가 쏟아지자 지난달 2일 내놓은 설명자료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더 많은 협의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등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대처와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채워졌다.
공식 해설집은 법 시행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난달 28일에야 나왔다. 하지만 매매 거래 시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 등 여전히 해설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국토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자민원 답변만 봐도 민원인들은 자신이 처한 구체적 상황을 들어 묻는 반면, 답변은 기본 원칙을 기계적으로 회신하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임대차법 개정을 통한 세입자 권리 강화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였다. 시간은 3년이나 있었다. 정부가 지금 설명하는 대로 임차료 상승이 일시적, 국지적인 현상이라면 ‘임대차법 개정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고 임차료가 폭등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는 주장을 강조하는 대신 법 개정 취지를 충분히 설명해 국민의 공감대를 얻고 불편을 적극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민법으로 개인 간 계약관계를 규정하는 법이다. 누가 옳고 그르다가 아니라, 개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원활히 거래하기 위해 원칙을 정해둔 법이다. 그런데 새 법이 시행되니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다툼만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새 정책 도입에 더 성실하고 꼼꼼하게 대처했다면 이랬을까. 국민이 입는 손해와 마음의 상처, 사회적 신뢰 훼손에 따른 피해는 어디서 보상받고 치유받나.
이새샘 산업2부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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