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오른팔’ 멍거 “다음 뇌관은 美상업부동산” 경고
뉴욕=김현수 특파원
입력 2023-05-01 16:32 수정 2023-05-01 16:41
찰리 멍거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왼쪽)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동아DB
찰리 멍거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99)이 미 경제 위기 다음 진원지로 상업부동산 시장을 꼽았다. 미 은행들이 부동산 ‘나쁜 대출’을 과다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라 시장에 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오른팔로 꼽히는 멍거 부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2008년(금융위기)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은행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전 (경제) 영역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좋은 시절에는 나쁜 습관을 들이게 되고, 나쁜 시절이 오면 너무 많은 것을 잃는다”고 했다. 10년 이상 저금리 속 자산 버블로 상업부동산 대출이 지나치게 많아졌는데 최근 고금리 및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실화 우려가 커졌다는 경고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돼 사무실 수요가 급감했다. 부동산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미 사무실 18.6%가 비었다. 지난달 말 로스앤젤레스 대형 빌딩 두 곳을 보유한 부동산 펀드는 건물 대출금 7억5000만 달러(1조58억 원)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지원하며 소방수 역할을 했지만 최근 은행 위기에 대해서는 잠잠하다. 멍거 부회장은 “은행에 실망감을 느꼈다”면서도 “은행을 똑똑하게 경영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잘못된 일을 하려는 유혹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3조 원 넘는 재산 대부분을 코스트코 등 4개 기업 투자에서 얻었다는 그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 열심히 일하면 평생 3~5회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투자 황금기는 끝났는데 투자 참여자는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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