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3억 뚝…송파·강동 보증금 낮춰 2년 더 ‘계약갱신’ 늘었다
뉴스1
입력 2023-01-10 10:00 수정 2023-01-10 10:25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의 아파트 단지. 2023.1.5/뉴스1 ⓒ News1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으로 보증금을 낮춰 계약갱신청구권(갱신권)을 쓰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7일 보증금 7억원(7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갱신권을 사용한 물건으로 2년 전 보증금 9억5000만원보다 2억5000만원 저렴한 계약이다.
인근 고덕아이파크 전용 145㎡도 지난해 11월 보증금 5억8000만원 월세 13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역시 갱신권 사용 물건으로 보증금은 이전 계약과 같았고, 월세는 70만원 낮췄다.
고덕동 일대는 신축 아파트 입주가 활발하면서 최근 전셋값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4주 연속 매주 1% 이상 하락했다.
감액 갱신권 계약 사례는 강동구뿐 아니라 송파구 등에서도 빈번하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6일 보증금 9억원에 전세 갱신 계약을 체결했다. 2년 전 보증금 12억2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하락한 금액이다. 주변 리센츠와 트리지움 등 잠실 일대 대단지에서 이 같은 거래 유형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부동산업계는 감액 갱신권 계약 사례 증가 이유를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 권환에 전셋값 하락이 겹친 결과라고 봤다. 갱신권 사용 이후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3개월 전 퇴거를 통보하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계약 기간 중간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최근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보증금 금액을 낮추는 등 감액 갱신권 계약 사례가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소 집토스가 지난해 11월까지 수도권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 갱신권 계약 중 종전보다 보증금을 깎아서 재계약한 비율이 13.1% 증가했다.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체결한 계약도 전분기 대비 4.2%포인트(p)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이 2년 전에 비해 많이 떨어져 여러 채를 갭투자한 경우 만기가 된 세입자 보증금을 되돌려주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2년 재계약을 해도 중도에 보증금 상환을 요구하면 반환해야 하므로 갭투자자는 최근 매매가격 하락보다 세입자가 어떤 대응을 할지, 전셋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지 불안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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