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주담대 허용…은행들 “수요 많지 않을 듯”
뉴시스
입력 2022-12-16 06:09 수정 2022-12-16 06:09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규제 완화에도 대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주담대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문제는 금융안정 차원에서도 연착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들에 주담대 허용이 안되는데 국토부, 기재부와 정책방향을 맞춰 이들도 주택담보대출을 쓸 수 있도록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020년 ‘617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담대를 제한했다. 주택 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주담대도 금지했다.
은행권에서는 높은 금리 탓에 당국이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다주택자·임대사업자의 주담대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주택자의 대다수는 임대사업자”라며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입하는 금융비용과 임대소득 간 수익을 따져보고 대출 여부를 결정할 텐데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 후반대로 8%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날 공시된 11월 신규 코픽스는 4.34%로 전월 대비 0.36%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금리 상승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게다가 최근 전셋값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집주인들은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른바 ‘역전세난’이다.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대로 치솟는 금리 상승에 이자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세 수요가 급감했다. 세입자들은 전셋값이 더 떨어지기를 지켜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도 그 이상의 수익이 있다면 다주택자들이 대출을 받겠지만 주택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 부담도 크고 대출을 일으켜도 수익과 자금 회전이 어렵기 때문에 대출 수요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금리로 인해 대출이 늘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견해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높기 때문에 규제를 풀어도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당국이 규제 완화를 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각종 대출 규제를 풀고 있다. 앞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를 허용하고 규제지역 내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주택가격과 무관하게 50%로 단일화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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