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대책]두 달만에 또 부동산 대책 왜…“느슨한 규제에 풍선효과”
뉴스1
입력 2020-02-20 15:13 수정 2020-02-20 15:13
경기 수원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0.2.19/뉴스1 © News1
정부가 불과 두 달여 만에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배경에는 풍선효과가 있다. 지난해 12·16 대책 전후로 수원과 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은 느슨한 대출 규제를 틈타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가 활발했다. 정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수도권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이에 정부는 20일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동시에 조정대상지역 대출 규제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둘러 추가 규제를 발표했지만, 공급 대책이 빠져 또 다른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16 대책 발표 이후 서울의 집값은 빠르게 안정세를 보였으나 경기는 상승세가 오히려 확대하는 모습이다. 12·16 대책 발표 당시 주간 아파트 상승률이 0.2%를 기록했던 서울은 0.01%까지 낮아졌다. 반면 경기는 같은 기간 0.18%에서 0.42%로 커졌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수원이다. 수원은 신분당선 연장 등 개발 호재에 투기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집값이 폭등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원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7.65% 올랐고, 권선구(9.35%)의 경우 상승률이 불과 7주 만에 10%에 육박했다. 팔달구와 영통구 역시 각각 8.3%, 8.4% 올랐다. 크게 오른 집값에 수원 일부 아파트값은 서울 강북권과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안양 만안구(2.12%)와 의왕(1.36%) 역시 올해 들어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안양 만안구는 인접한 동안구와 달리 규제가 없어 투자자 유입이 활발했다. 의왕도 수도권 비규제지역이면서 서울과도 가깝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추가 조정대상지역의 집값이 최근에 크게 오른 이유는 개발 호재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출을 활용한 갭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원 등 추가 조정대상지역의 외지인 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늘었다. 외지인 투자는 갭투자 가능성이 높아 이 비중이 늘었다는 것은 갭투자가 늘었다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의 대출 규제를 더 강화하고, 조정대상지역을 추가했으나 풍선효과 우려는 여전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막대한 유동자금이 또 다른 비규제지역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고 공급 대책이 빠졌기 때문이다.
양지영 소장은 “최근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인 공급 대책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다른 지역으로의 풍선효과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미분양이나 공급 과잉 우려가 덜한 지역 가운데 교통망 확충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들로 유동자금이 유입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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