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애를 안 낳지”…韓, 28년째 ‘성별 임금 차별’ OECD 1위

뉴스1

입력 2025-03-09 07:04 수정 2025-03-0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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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성역할 고정관념’…여성 58% “돌봄·가사 강요 경험”
경제적 차별 저출산으로 이어져…“노동시장 구조 개선 시급”


ⓒ News1 DB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 격차’ 1위의 불명예를 28년째 이어오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성별 임금 격차의 주된 원인은 ‘남성은 생계, 여성은 가사·육아’라는 성(性)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성별 임금 격차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은 ‘저출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의 평등한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 연령대 여성 50% 이상 “가사와 돌봄 역할 강요받고 있다”

9일 민주노총 산하 민주노동연구원이 지난 1월 13~31일 성인 남녀 10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복수응답)’으로 ‘성역할 고정관념(31.1%)’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부의 성평등 정책 실현 의지 부족(16.2%)’, ‘육아·돌봄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영향(14.6%)’ 등 순이었다.

가정 내 ‘성역할 고정관념을 부여받은 경험’에 대한 질문에서, 남녀에 따른 차이가 뚜렷이 나타났다.

‘성별로 인해 특정한 직업을 권유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이 16.7%지만, 여성은 48.0%로 2.8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돌봄·가사 분담에 대해 역할을 강요받는가’라는 질문에선 ‘그렇다’고 답한 남성이 10.5%였으나, 여성 응답자는 58.4%로 5.6배나 차이가 났다. 가정 안에서부터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구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같은 질문을 연령대별로 살펴본 결과, 여성은 노동시장 진출 이전부터 특정 직업군으로 유도되는 경향이 강했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의 진입은 제한되고 있다.

성별로 특정한 직업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20·30대 이하 여성의 비율(57.0%)이 가장 높았다. 같은 연령대의 남성 비율은 22.2%에 그쳤다.

특히 여성은 연령대와 관계없이 50% 이상이 가사와 돌봄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남성들도 일·가정 양립을 추구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됐음에도, 여전히 가사와 육아는 여성의 역할로 인식되고 있다.

ⓒ News1 DB
성 고정관념, ‘경제적 차별’로…임금 격차 더 벌어지면 저출생 심화할 것

이런 성역할 고정관념은 직업의 선택, 임금 수준, 경력 발전 등에서 경제적 차별을 야기한다. 결혼·출산 후 여성들이 경력 단절을 겪는 이유 중에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기저에 깔려있다. 여성이 가사와 육아를 전담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여성의 경력 개발을 어렵게 만들고, 경력 단절이 지속되면 임금 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성별 임금 격차 해소는 시급한 사회적 과제로 꼽힌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더 심해질 경우를 가정한 질문(5점 척도)에 응답자들은 ‘저출생 심화’를 4.6점으로 가장 높게 꼽았다. 현재와 같은 성별 임금 격차 사회가 지속된다면, 여성은 노동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비혼과 비출산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출생(저출산) 문제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은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실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으로, 성별 임금 격차 해소가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한 중요 과제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성별 임금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약화하고, 성적으로 평등한 노동시장과 사회 구조를 설계해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임금 격차를 노동·경제·사회 문제와 연계해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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