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6월 WWDC서 AI전략 공개할 듯… 삼성과 AI폰 격돌 예고

박현익 기자

입력 2024-04-25 03:00 수정 2024-04-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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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체감 기술로 차별화 핵심”
가을 출시 ‘아이폰16’에 AI 탑재
폐쇄형 생태계 한계 구글 협력 거론


1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인공지능(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애플이 6월 자사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새로운 AI 전략을 공개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전략을 통해 판 뒤집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7∼12월) AI 기능을 탑재한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6’이 출시되면 AI 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와 격돌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전문가인 마크 구먼 칼럼니스트는 “애플이 6월 개최하는 WWDC에서 새로운 AI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플의 차세대 혁신은 온디바이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라며 “애플이 아직 AI에서 오픈AI나 구글을 쫓아가는 상황이라 성능에서 뒤처질 수는 있어도 (기기에) 기술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온디바이스의 핵심은 AI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보다 실시간 통역이나 영상 편집 등 사용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능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디바이스 AI란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AI를 직접 내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AI에는 고성능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요구되기 때문에 그동안 일반 사용자는 빅테크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한 결과물을 받아 보는 식으로 AI를 간접적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AI 칩 개발 등 기술의 발달로 개인용 기기에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게 되고 AI 모델을 경량화해 연산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최근 AI 노트북, AI 컴퓨터, AI 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1월 삼성전자가 선보인 AI 폰 ‘갤럭시 S24’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온디바이스 AI는 통신이 끊겨도 AI를 계속 사용할 수 있고, 민감한 개인 정보를 외부 클라우드에 내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폰 신작은 통상 매년 9월쯤 공개된다. 테크 업계는 이번 WWDC에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에 탑재할 AI 기능들이 소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 직접적으로 AI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아이폰에서 문자 입력 시 틀린 내용을 자동으로 수정해주거나 맥락에 맞춰 문구를 추천해주는 등 AI를 접목한 기술들을 이미 공개한 바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사업이 정체기에 빠지며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애플은 2020년 첫 5세대(5G) 폰인 ‘아이폰12’ 출시 이후 스마트폰에서 이렇다 할 만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70%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AI 폰으로 치고 나가며 위협을 받는 처지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처럼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AI 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며 그동안 고수해 왔던 폐쇄형 생태계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애플이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생성형 AI를 개발해 왔지만 독자 기술만으로 모든 기능을 아우르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미나이는 현재 갤럭시 S24에 탑재돼 있다. 애플은 또 중국에서는 바이두의 AI 모델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AI 모델 출시 전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체 모델보다 중국 기업의 모델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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