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과일, 소비 15년새 19% 감소

세종=송혜미 기자

입력 2024-03-11 03:00 수정 2024-03-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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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55kg 소비… 감귤 사과 배 順
작황 부진에 과일-채소값 급등
농산물發 물가상승 우려 커져


할인행사에도 ‘금 사과’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71.0% 뛰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사과는 앞으로 최소 4개월가량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가 고령화 등으로 사과 재배 면적도 올해 3만3800ha에서 2033년 3만900ha로 8.6%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1

한국인 한 명이 연간 소비하는 과일량이 15년 전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과일값은 이달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채소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농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소비한 과일량은 55.0kg이었다. 15년 전인 2007년(67.9kg)과 비교하면 19.0% 줄어든 규모다.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2007년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림세를 보여 2018년부턴 50kg대로 주저앉았다.

과일별 1인당 소비량은 감귤(11.8kg)이 가장 많았다. 사과(11.0kg), 배와 포도(각 4.4kg), 복숭아(3.7kg), 단감(1.9kg)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사과 소비량은 2007년(8.9kg)보다 2.1kg 늘었다. 2023년 사과 생산량은 39만4000t으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생산량의 77.4% 수준에 그쳤는데 사과 소비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농가 고령화 등으로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상기후까지 겹쳐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71.0% 상승했다. 사과를 포함한 과일값은 38.3% 올라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토마토 등 과채류 가격도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토마토 도매가격이 5kg에 2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9%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추방울토마토는 3kg에 2만4000원으로 11.2%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딸기는 2kg에 2만2000원, 참외는 10kg에 8만5000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7.7%, 5.1% 비싸질 것으로 봤다. 일조시간이 부족해지고 병해가 늘면서 과채류 작황이 부진해진 탓이다.

채소 가격도 전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대파 도매가격은 1kg에 2950원으로 전년보다 50.5%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배추와 애호박 가격도 평년보다 16.4%, 62.0%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서울 도봉구 농협하나로마트 창동점을 찾아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뿐 아니라 자체 할인 행사, 가격 인하 노력 등 유통·식품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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