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 김치’ 수출길 넓히고, 과일은 구독 서비스로 소비 촉진

최고야 기자

입력 2023-07-24 03:00 수정 2023-07-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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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sight]
캠핑족·1인 가구 위한 소포장 김치 인기
제철 과일 담은 ‘농협 과일 맛선’ 강화


작년 12월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 도서관에서 열린, 연방정부 차원의 ‘김치의 날’ 제정을 기원하는 기념식에서 미 의회 의원들과 귀빈들에게 공개된 한국화가 김현정 씨의 작품 ‘김장’. 세계인들의 김치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농협은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로 만든 농협 김치의 우수성을 알려 김치 종주국의 위상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김현정 작가 제공
농협중앙회는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트렌드에 발 맞추기 위해 자체 생산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김치를 집에서 직접 만들기보다 사 먹는 것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 농협 브랜드 김치 품목을 다양화하고, 수입 과일에 위협당하고 있는 국산 과일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였다. 또한 범농협 상품의 공동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농협김치’
농협중앙회는 집에서 직접 담그는 김치보다 사 먹는 문화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 다양한 김치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 5월에는 어린이들을 위해 덜 맵게 만든 어린이용 김치 3종을 선보였다. 농협중앙회 제공
한국농협김치’는 지난해 4월 출범 이후 꾸준히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한국농협김치의 매출액은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7% 늘었다.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 실적도 38.9% 증가했다. 기존에는 공장별로 여러 종류의 김치를 중복 생산해 판매하고 있어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었다. 통합법인 설립 후에는 지역별로 특화된 제품을 선보여 중복 품목을 줄였다. 또한 어린이용 김치나 수출용 김치, 절임 배추, 묵은지, 남도김치 등 각 공장 별로 기능을 분담해 생산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 5월에는 통합 브랜드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자체 개발한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김치 3종을 출시했다. 산지 농협에서 엄격하게 선별한 아삭오이고추를 사용해 매운맛을 줄였고, 배 퓨레와 매실청으로 건강한 단맛을 냈다. 또 캠핑 등에 가져갈 수 있는 볶음김치, 보관과 휴대가 편리해 휴가철 수요가 높은 용기 김치, 입맛을 돋우는 무말랭이와 깻잎 김치 등 다양한 김치를 출시했다. 특히 볶음김치는 손바닥 크기만한 작은 용량이라 혼자 사는 1인 가구 소비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여러 유통 경로를 통해 소비자와 만나기 위해 하나로마트뿐 아니라, 외부 유통매장이나 온라인몰 등 판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치 브랜드 통합 이후 전국 홈플러스나 현대백화점, 초록마을, GS25 편의점 등 다양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

미국과 일본으로 수출을 늘리고, 유럽이나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국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력해 미국 뉴욕과 워싱턴 D.C에서 ‘김치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일본에서는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더본코리아’와 협력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통해 한국농협김치의 이름을 알렸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하노이의 한식당이나 정육점 등을 대상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2023 K푸드 파리 박람회’에 참가해 김치 담그기 행사 등을 진행했다. 추후 유럽인의 선호를 반영한 비건 스타일 김치를 개발하고, 현지 박람회 등을 통해 한국농협김치를 홍보할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유관 기관과 협업해 한국농협김치를 세계에 홍보하고, 100%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로 만든 농협김치의 우수성을 알려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과일 브랜드 ‘농협 과일 맛선’ 선보여
월 구독 상품으로 배달되는 ‘농협 과일 맛선’.
우리 국민의 1인당 과일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으나, 오히려 수입 과일 소비는 증가하고 있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국산 과일 소비를 늘리기 위해 ‘농협과일맛선’ 브랜드를 선보였다. 과일 구독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손쉽게 국내 과일을 제공하고, 농가는 안정적인 판매처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품질관리다. 매월 초 소비자 패널 5명과 농협의 과일 담당 MD 5명 등으로 구성된 상품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과일 품목을 선정한다. 여기서 선정된 품목은 농협의 과일 전문 MD들이 직접 고른 510곳의 산지로부터 공급받아 철저한 품질관리와 포장을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농협과일맛선’ 구성 품목은 백화점 납품 수준의 높은 당도와 품질을 자랑한다. 과일전문 MD가 산지에서 수확·선별·상품화 과정에서 높은 당도를 기준으로 과일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비파괴 당도 선별 과정을 통해 기존 특품 대비 1∼2브릭스 높은 기준으로 과일을 선별하고 있다. 또한 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서 과일의 입고부터 출하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며, 각종 품질검사 실시 후 허용기준을 통과한 상품만을 출고한다.


범농협 식품 공동 연구개발 박차
농협중앙회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 연구개발(R&D) 기반을 통합했다. 지금까지는 경제지주 산하 식품R&D연구소와 농협홍삼, 농협식품, 농협목우촌 등 식품 계열사가 연구개발 조직을 별도 운영하고 있어 기능이 중복돼 비효율적이었다. 향후 체계적 연구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농협은 식품 부문 계열사의 연구개발 인력 통합을 추진해 마침내 6월 농협 ‘식품R&D 통합오피스’를 열게 됐다.

상품기획 담당자들이 통합 오피스에 함께 모여 우리 농축산물을 원료로 한 농식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또 연구소와 농협홍삼의 공동연구로 홍삼 건강기능식품을 연구하고 있고, 연구소와 농협목우촌도 공동연구를 통해 농축산물 혼합제품 개발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 앞으로 통합오피스 참여 계열사와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외부 연구기관과 연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우리 쌀을 활용한 차별화된 가공 밥 식품을 개발하고, 쌀 단백질 가공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소비자를 위하고, 미래 지향적인 농식품 개발로 우리 농산물 소비를 확대하고, 농업인 실익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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