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목포 도시재생 상세계획 넘겨받은 뒤 부동산 집중매입

고도예 기자

입력 2019-06-19 03:00:00 수정 2019-06-19 1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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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손혜원 기소]
검찰이 밝힌 투기 의혹


“2017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목포 구도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부동산 거래의 40%가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관련돼 있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는 18일 손 의원을 부패방지권익위법과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손 의원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게 “목포 발전을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5개월 동안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손 의원이 의정활동 중에 입수한 개발 정보를 이용해 불법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손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사업에 목포시가 선정될 수 있게 돕겠다”면서 2017년 5월 12일 당시 박모 목포시장을 만났다. 면담 6일 뒤 손 의원은 목포시 관계자로부터 시 내부 자료를 받았다. 시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에 공모하기 위해 만든 자료였다. 이 자료에는 목포시의 도시재생사업 예상 추진 구역이 지도에 표시돼 있었다.

또 손 의원은 2017년 9월 “목포시의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설명회를 열려면 자료가 필요하다”면서 목포시청이 국토부에 제출할 ‘최종 계획안’을 받았다.

손 의원이 입수한 두 자료는 모두 일반인이 볼 수 없는 ‘보안자료’였다. 사업 예상 지역의 행정구역까지 지도와 함께 자세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목포시는 이 자료를 공개해 달라는 한 시민의 정보 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했다.

손 의원은 2017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1년 8개월에 걸쳐 보안자료에 표시된 구역 안에 있는 건물 19채와 토지 23필지 등을 재단과 지인들이 매입하게 했다. 매입 가격만 14억 원대다. 대부분(건물 12채, 토지 16필지)은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인 문화재단 명의로 사들였다. 손 의원이 미리 건물 3채를 가계약하고 대금을 치른 뒤 지인에게 이를 사들이게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손 의원이 매입해야 할 부동산 위치까지 지인들에게 상세히 알려줬다”고 말했다. 손 의원과 함께 보안자료 내용을 확인한 보좌관 A 씨는 딸 명의를 빌려 목포 구도심의 부동산을 사들이고, 남편과 지인에게도 관련 정보를 알려 부동산을 매입하도록 했다. 보안자료를 훔친 부동산업자 B 씨도 이 지역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공교롭게도 손 의원과 A, B 씨가 구입한 부동산은 올 4월 국토부가 도시재생 뉴딜 사업구역으로 선정한 목포 ‘1897 개항문화거리’에 있다.

손 의원이 조카에게 증여한 것이라고 주장한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등 건물 2채와 토지 3필지를 검찰은 손 의원의 차명 재산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손 의원이 직접 부동산을 물색했고, 매매대금이나 건물 내부 인테리어 비용까지 댔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그동안 “문화재로 지정되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의 시각은 달랐다. 검찰에 따르면 손 의원과 지인들이 부동산을 매입한 2017년 11월 목포 구도심의 땅을 3500만 원에 산 시민은 올 3월 2배 가까이 오른 6900만 원에 땅을 매도했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 차익을 얻은 것과 상관없이 의정활동 중 알게 된 비밀 정보로 부동산 거래를 했다면 범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본인이나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것은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이며, 최대 징역 7년에 처해진다.

검찰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었던 손 의원이 목포 구도심이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등록되도록 피감기관인 문화재청을 압박했다는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손 의원은 검찰 기소 결정 2시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납득하기 어렵고, 차명 소유한 부동산이라고 밝혀지면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썼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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