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도심 철도 구간 지하화 추진…상부에 주택 지을까

황재성 기자

입력 2022-01-10 11:39:00 수정 2022-01-10 11: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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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일부 구간 지하화를 검토 중인 정부가 도시를 관통하는 철도 구간의 지하화방안도 추진하고 나서 그 배경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도심 철도 구간의 지하화는 그동안 여당이 꾸준하게 요구해온 사업이다. 또 여당의 대권 후보도 최근 도심 철도 지하화를 통한 주택공급 계획을 잇달아 밝히고 있어서다.

한편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지난해 말 기본구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늦춰지고 있다. 대상지역이 서울 강남 등에 집중돼 있어 표심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정부, 도심 철도 구간 지하화 추진
국토교통부 세종청사 전경 © 뉴스1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누리집에 공식 입찰을 위한 사전규격공개를 통해 ‘철도시설 및 역세권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제도개선 연구’에 대한 용역설계서를 고시했다. 국토부는 2억 원 규모로 추진될 용역사업의 추진 배경에 대해 “철도의 도심 지상구간 통과로 인해 발생하는 도시단절, 소음, 진동, 분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용역은 △현행 법·제도 △기존 연구사례 결과를 감안한 사업추진구조 △ 법·제도 적용의 문제점 △철도시설 사용 제약요인 등에 대한 분석 및 검토가 이뤄지게 된다. 또 철도 지하화에 따른 상부 개발모델별 투자재원 확보 방안과 개발업무 실행·운영까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법 및 제도 개선(안) 마련 등도 추진된다.

사업기간은 사업 착수일로부터 6개월이다. 또 검토 대상노선은 현재 운영 중인 철도구간 중 도심 내 지상통과구간으로 돼 있다. 즉 모든 철도 노선이 대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 지하화 구간 상부에 주택 건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번 연구용역이 주요 도심을 관통하는 철도 노선을 지하화하고, 상부와 인근 지역을 주거 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사전 검토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당이 그동안 줄기차게 도심 통과 철도의 지하화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민주당의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5대 도시(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철도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게 대표적이다. 당시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서남권을 중심으로 전국 대도시를 본격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호의적인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지하화 대상구간은 전국적으로 펼쳐져 있었다. △서울 중심 수도권의 경우 서울역부터 당정역까지 약 32km, 대전의 경우 신대동부터 판암 나들목까지 경부선 13km와 대전 조차장부터 가수원까지 11km다. 대구는 서대구역에서 고모역까지 약 11km, 부산의 경우 구포에서 부산진역까지 약 13.1km가 대상이다. 광주의 경우 광주역에서 송정역까지 약 14km 구간이 해당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2021.10.4/뉴스1
그리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이를 이어받았다. 그는 주택공급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가 생길 때마다 “그린벨트 해제와 도심고속도로·도심철도 지하화를 통한 주택공급”을 공약으로 소개했다.
●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일단 멈춤
한편 경부고속도로의 상습정체구간인 서울 강남에서 경기 동탄까지 구간을 지하화 하는 방안은 지난해말 기본적인 구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늦어지고 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 2022.1.4/뉴스1
이 사업은 ‘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따라 검토돼온 사업이다. 게다가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강남~동탄 약 30㎞ 구간은 만성적 차량정체 구간으로, 도로용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구간의 지상도로는 그대로 유지하고 그 하부에 지하도로를 신설하는 입체적 확장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 검토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이어 “(현재) 도로 옆이 다 개발돼 있어 평면으로 개발을 못 한다”면서 “지상부의 개발사업비를 포함하지 않고 토지 보상비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사업비가 약 3조 원 내외로 예상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업 검토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진행됐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방안이 늦어도 작년 말에는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달 14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발표 일정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간으로 혜택을 보는 지역이 대부분 서울 강남 분당 동탄 등이다”며 “대선을 앞두고 특정지역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발표가 늦춰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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