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회서 “나는 한국인이다” 외친 美 IT 거물…反구글·애플 연대

뉴스1

입력 2021-11-16 15:17 수정 2021-11-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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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왼쪽부터)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양정숙 의원,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 조승래 의원, 이원욱 의원, 팀 스위니 에피게임즈 CEO, 메간 디무지오 CAF 사무총장, 마크 뷰제 CAF 창립임원 2021.11.16/뉴스1 © News1
“여러분과 함께 나란히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대한민국의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통해 앱 생태계가 건전한 경쟁을 도모하는 환경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이상, 이 변화가 해외에서도 이어지리라 확신한다.”

‘나는 한국인’이라며 ‘구글 갑질 방지법’을 지지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가 한국 국회를 찾아 재차 한국의 선도적인 앱마켓 사업자 규제를 치켜세웠다. 팀 스위니 CEO를 비롯한 글로벌 인사들은 한국의 세계 최초 입법을 시작으로 구글, 애플 등 독점적 앱마켓 사업자를 규제하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16일 오전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가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미 앱공정성연대(CAF),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나는 한국인이다”며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 소식을 반긴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를 비롯해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 메간 디무지오 CAF 사무총장, 마크 뷰제 CAF 창립임원 등 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이원욱 국회 과방위원장, 조승래 의원,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이 참석했으며,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해 ‘3N’으로 불리는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관계자들도 참관했다.

◇“나는 한국인” 재차 외친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CEO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CEO가 ‘구글갑질방지법’ 통과 소식을 환영하며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 연설에 빗대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언급했다. (팀 스위니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이날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구글과 애플이 운영체제(OS)를 독점하고 있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결제 처리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 양사가 자기 노력에 대한 수익을 가져가는 건 맞지만 독점적 지위를 통해 경쟁을 차단하거나 수수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며 “공정 경쟁을 위한 싸움에서 한국이 성공하면 소비자 가격이 더 개선될 거고, 창작자들도 더 공정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팀 스위니 CEO는 지난 8월3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전 세계 모든 개발자들이 ‘나는 한국인이다’(I am a Korean)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날이다”고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구글 갑질 방지법 국회 통과 소식을 반겼다.

게임엔진 ‘언리얼엔진’을 만든 천재개발자로 잘 알려진 팀 스위니는 포브스 기준 재산이 74억달러(약 8조5618억원)에 달하는 미국의 IT 거물이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만든 에픽게임즈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 별도 결제 시스템을 추가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퇴출됐고 애플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도 팀 스위니 CEO는 “여러분과 함께 나란히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재차 구글 갑질 방지법을 반겼다.

‘메타버스’가 언급되기도 했다. 팀 스위니 CEO는 “메타버스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전 세계 경제에 수조달러 가치를 가져다줄 잠재력이 있다. 모든 기업에 기회가 똑같이 열려 있지만, 애플과 구글의 정책은 다른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창출하는 걸 방해하고 스스로 메타버스를 지배하고 세금을 부과하려 한다”고 양대 플랫폼 기업을 비판했다.

◇법 이행하지 않는 구글·애플 향해 비판 쏟아져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 마크 뷰제 CAF 창립임원,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 조승래 의원,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 메간 디무지오 CAF 사무총장 2021.11.16/뉴스1 © News1
구글 갑질 방지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애플과 구글을 향한 비판도 쏟아졌다. 팀 스위니 CEO는 “구글은 수수료 문제를 우회하려고 하고 있다”며 “애플은 현재 한국 법을 무시하고 1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하나의 스토어·결제 시스템에 묶어 놓고 있다. 애플이 해외 국가 법을 준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무시하고 진행하지 않고 있는데 이 같은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법안 통과로 좋은 기틀을 마련하긴 했지만 구글과 애플의 움직임에 대해선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며 “구글이 최근 발표한 새로운 구글플레이 서비스 수수료 이행안에 따르면 법 개정 취지 및 위원회의 노력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구글이 제3자 결제 방식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상태에서 제3자 결제는 추가 옵션 같은 느낌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4일 자사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구글 결제 시스템 외에도 개발자가 제공하는 인앱 결제 방식(제3자 결제 시스템)을 허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글 결제 시스템 대신 제3자 결제 방식을 이용할 경우 기존보다 4%포인트(p) 수수료를 낮춰준다는 게 골자다. 예를 들어 30% 수수료를 내던 서비스 업체·개발사는 제3자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26%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15% 수수료를 내던 개발사는 11%, 10%의 경우 6% 수수료가 붙는다.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은 “개정법을 안착시켜 앱 생태계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 만들어내도록 최선 다하겠다”며 “우회적 방법으로 법을 회피할 수 없도록 하위 법령을 촘촘히 마련해 집행하겠다. 가시적 이행 의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강력하게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세계 최초 입법 시작으로 反구글·애플 국제 공조 확대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한국의 입법을 시작으로 독점적 앱 마켓 사업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를 위한 범국가 차원의 국제적 논의와 공조를 당부했다.

메간 디무지오 CAF 사무총장은 “이번 대한민국의 입법을 통해 다른 여러 국가 정부가 열린 경쟁과 혁신의 촉진, 그리고 소비자 혜택을 위해 세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정책적인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는 것으로 목도했다”며 “대한민국의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통해 앱 생태계가 건전한 경쟁을 도모하는 환경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이상, 이 변화가 해외에서도 이어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은 “한국은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업들이 있는 굉장한 디지털 강국”이라며 “플랫폼에서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 문제에 대비할 수 있는 규제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 등 더 많은 나라의 협력과 국제적 논의가 필요한데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행사를 주최한 조승래 의원은 “전 세계가 대한민국 국회와 인터넷 업계를 주목하고 있다”며 “이 법의 통과를 위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앱공정성연대(CAF) 등 만은 국내외 단체들이 국제적이 연대를 통해 한국의 법안 논의를 주목하고 응원해왔다”며 “공정한 앱 생태계는 특정 국가나 특정 사업자를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지속 가능한 앱 생태계를 통해 또 다른 빅테크의 성공 신화를 우리는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은 앱마켓 사업자 규제 흐름을 확산하고 국제적 연대를 위해 향후 이 같은 세미나를 미국, 유럽 등에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우선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22’ 기간에 실리콘밸리나 워싱턴에서 세미나를 여는 걸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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