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8000만원 시계도 클릭 구매…명품 품는 이커머스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8-30 15:13 수정 2021-08-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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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초고가 명품을 앞다퉈 입점시키고 나섰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온라인 명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온라인 명품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이유 중 하나였던 가품 이슈를 막기 위해 디지털 보증서를 도입하는 등의 조치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8000만 원 시계도 인터넷 구매

SSG닷컴은 9일부터 세계 10대 시계 및 보석 브랜드로 꼽히는 피아제 공식스토어를 입점하고 쥬얼리 80종과 시계 40종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190만 원 대 쥬얼리부터 8000만원 대 다이아몬드 시계까지 가격 폭이 넓다. SSG닷컴 관계자는 “기존에도 명품 라인업을 강화해 왔지만 수천 만원 대의 초고가 명품 브랜드와 공식 입점 계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라며 “소비자들이 하이엔드급 명품까지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올 7월 기준 310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 공식 스토어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 상품과 동일하게 카드결제, 무통장입금은 물론 간편결제도 가능하다. 배송 중 파손이나 도난 우려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있다. 피아제의 전 제품과 파네라이 제품 500만 원어치 이상을 결제할 경우 귀중품 배송 전문 업체 ‘발렉스’를 통해 제품이 배송된다.

카카오커머스도 16일 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너에 피아제 공식 브랜드관을 열었다. 카카오커머스는 2019년 8월 선물하기 코너에 명품 화장품 테마를 신설한 이후 현재는 패션 및 잡화 등으로 제품군을 크게 늘렸다. 샤넬, 에르메스 뷰티 제품들을 비롯해 구찌, 버버리 패션 잡화 상품까지 약 13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과거 선물하기가 기프티콘 같은 교환권 위주의 서비스였다면 이젠 명품 배송상품까지 포함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장벽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MZ세대 중심으로 성장하는 온라인 명품 시장
이커머스 업체들이 온라인 명품 판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점차 커지고 있는 온라인 명품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5년 전(1조455억원)보다 53% 늘었다. 전체 명품시장에서의 온라인 비중도 2015년 8.6%에서 지난해 10.6%까지 확대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히 온라인 결제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명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2년 간(2019~2020년) 하나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온라인 명품 구매 결제액 중 2030의 결제 비율은 60%에 이른다. 파네라이 입점 후(7/19~8/29) SSG닷컴의 명품 매출도 2030 기준 30%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 증가폭인 20%보다 큰 수치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명품 구매를 가로막았던 가장 큰 장애물인 ‘가품’ 이슈를 해소하려고 한다. SSG닷컴은 26일부터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NFT(대체불가토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보증서 ‘SSG개런티’를 도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자사 쇼핑몰 판매 상품에 대해 올해 안에 디지털 보증서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기도 한다. 롯데온은 지난해 11월 스타트업 ‘구하다’와 함께 명품 해외직구 서비스인 ‘롯데온 엘부티크’를 도입했다. 구하다는 IT 기반으로 유럽 현지 명품숍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결품률을 낮출 수 있다. 검수 과정에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 오픈부터 포장까지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온 김영준 명품팀장은 “앞으로도 상품 신뢰도를 보장하는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온라인 명품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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