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고수 ‘상승미소’, 비장의 무기는?

이종승기자

입력 2021-02-14 09:28 수정 2021-02-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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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튜버 ‘상승미소’ 이명로씨는 주식시장이 자연과 같기에 ‘경계’적인 태도를 가져야 유연해져 현상을 제대로 볼 수 있고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 ‘상승미소’가 더불어 잘사는 사회가 되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사진 박영대 기자



“경계에 서 있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경제 유튜버 ‘상승미소’ 이명로 씨의 주식철학이다.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첨단과학기술까지 동원되는 마당에 철학적 언어인 ‘경계’를 강조하는 것은 의아하다. 마침 한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30호 가수의 ‘경계적 태도’가 장안의 화제가 된 차에 이 씨도 ‘경계’를 들고 나오니 그도 세상을 설레게 할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다. ‘경계’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말한 실천을 전제로 한 변화를 마다않는 상태이다. 한 가지 더. 얼마 전 어느 성직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경계’를 기회주의적 태도로 이해하는 데 실망했었는데, 살벌한 주식시장에서 ‘경계’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게 신기했다. 지난 9일 동아일보에서 ‘상승미소’의 ‘경계론’을 들었다.


○경계=유연함



-‘경계’란 무엇인가?

“유연함이다. 현상이 달라졌을 때 내 생각을 고집하는 대신 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인간은 속성상 자기부정이 힘들다. 내 지식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보다는 고수한다. ‘경계’에 서있으면 내가 틀릴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맞을 수 있다고 여기기에 내 생각을 고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내 생각을 고집하면 수익은 나지 않는다. 유연함이 없으면 ‘올라가는 주식은 내가 좋아하는 주식이 아니라 남들이 좋아하는 주식’이라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다.”


-‘경계’란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시각이다. 좌우든 어느 쪽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간이지만 지리적 중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는 ‘경계’를 최 교수에게 배웠다고 했다.


-코로나 19가 대유행했던 작년 주식시장에서 어떤 ‘경계적 태도’를 취했는가?

“초반에 ‘경계’에 서 있지 않아 실수를 했다. 나는 코로나 19를 단순 감기로 봤다. 코로나 19는 미국으로 가기 전 유럽을 휩쓸며 락다운을 일으키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지만 ‘미국이 감기 하나 잡지 못할까’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코로나 19가 가져올 영향을 간과했다. 그러나 내 예상과 달리 미국은 대처하지 못해 주식시장은 무너졌고 막대한 손실이 났다. 그 이후 내 지식은 중요하지 않고 내가 틀렸으면 인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게 됐다. 그 후로 매일 아침 자본의 입장에서 시장을 해석하고 있다.”


-자본의 입장?

“유연함을 발휘하려고 노력한다는 의미다. 자본의 속성은 수익을 좇는 것이다. 자본은 부동산이 좋으면 부동산으로 가고 주식이 좋으면 주식으로 간다. 자본은 감정과 고집, 이념이 없는 대신 수익을 따라 어디든 가는 유연함이 있다. 하지만 인간은 자존심과 과거에 구속돼 유연함을 발휘하지 못한다.”

최진석 교수의 ‘경계’는 주식시장에서 “높은 자존감에 나오는 ‘오류의 가능성을 항상 생각하는 것’과 ‘손해 볼 태도’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치환돼 있었다. 그의 것은 ‘손해 볼 태도’로 책을 쓰고 유튜브를 하는 동력으로 작용 중 이다.

2015년 뉴욕 맨하튼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이명로씨 사진이 걸려있다. 이 광고는 푸르덴셜 생명이 이 씨를 비롯한 6명의 라이프플래너가 ‘기요사카구치 골든하트 메모리얼 어워드(Kiyo Sakaguchi Golden Heart Memorial Award)’를 수상한 것을 알리기 위해 내보냈다. 이명로씨 제공


○인간의 본성은 선하고 긍정적


이명로 씨는 2019년 “일반인들에게 경제적 사실들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위해 ‘돈의 감각’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책에서 “인간의 본성은 선하고 긍정적이어서 잘되는 걸 바랄 때 사회는 좋아질 수 있다”며 “자본도 함께 잘 사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극화를 극복하려면 나눔의 공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긍정적 사고는 성공의 열쇠이지만 간난신고 없이는 가짜일 수 있다. 그의 긍정도 노력의 결과이다. “보험회사 라이프플래너로 일하는데(그는 지금도 푸르덴셜생명의 프리랜서 라이프플래너다) 고마움을 느끼지 않거나 긍정적이 아니면 일이 안됐다. 억지로라도 웃고 긍정적이어야만 했다. 그렇게 수년간 노력했더니 어느 날 가족과 지인들이 내가 변했다고 하더라. 마음으로부터 긍정감이 우러나오자 일이 더 잘됐다.” 긍정의 효과를 본 것인지 그는 2015년 푸르덴셜생명이 전세계에서 최고의 라이프플래너십을 실천하고 있는 라이프플래너에게 주는 ‘기요사카구치 골든하트 메모리얼 어워드(Kiyo Sakaguchi Golden Heart Memorial Award)’를 수상했다. 푸르덴셜은 선정 이유를 “재무상담, 보험상담을 넘어 인생 상담을 통해 고객의 의사결정을 도움으로써 고객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그의 사진을 비롯한 6명의 수상자 사진들을 뉴욕 맨하튼의 옥외 광고판에 걸기도 했다.


○내게 맞는 투자방법은?


주식고수 이명로 씨는 주린이들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가장 안전하게 수익을 내려면 “본업에 충실한 투자가가 유리하고 직업에 맞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본업에 충실한 투자가(이를테면 샐러리맨)는 (실적이 좋은 우량주를 사면)매달 일정한 수입이 있기에 손해를 봐도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있어 결국에는 수익으로 연결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직업에 맞는 투자란 어쩌다 한 번 시세판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변동성이 높은 주식을 사기 보다는 시장 대표주를 사야 좋다고.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기에 인간 본성과 거꾸로 가는 인버스 투자를 피해야 되는 것으로 본다.

주식투자 대중화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주식투자를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생활과 연계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계좌만 자녀 이름으로 만들고 부모가 투자한 결과물을 주는 것은 “돈 벌기의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기에”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자녀가 BTS를 좋아한다면 관련 산업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주식을 사야하는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유도해야 제대로 된 주식투자 교육이라는 것이다.


○‘상승미소’는 나누는 채널


이 씨는 1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자신의 유튜브 ‘상승미소’ 채널이 약자를 배려하고 미래는 잘 될 거라는 긍정적 사고를 전파하는데 쓰이길 원한다. 혼자만 잘 살기보다는 같이 잘 사는 게 세상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생각 때문이다. 수시로 구독자들과 사회복지시설 도움, 농어촌 농산물 직거래 등 다양한 나눔을 하는 이유다. 그는 구독자들도 도움을 원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철학자가 뿌린 ‘경계’는 주식시장에서는 나눔의 수단으로, 무대에서는 충격을 일으키는 등 사회 곳곳에서 변화를 이끄는 동력으로 자라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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