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초(超)고수들이 말하는 ‘투자 7계명’

구희언 기자

입력 2021-02-07 10:13:00 수정 2021-02-07 10: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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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에게는 그 나름의 공통된 투자 철학이 있다. [GettyImages]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면 혹시 돈이 모자라는 건 아닌지 확인해봅시다.’

트위터에서 한때 수만 명이 공감했던 문구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런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뜬구름 같은 이야기에 현혹됐다간 그나마 가지고 있던 돈마저 탕진할지 모른다.

하루에도 몇십 번씩 다양한 궁금증이 머릿속을 맴돌지만,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명쾌한 해답을 얻기는 어렵다. 왜 똑같이 일하는 것 같은데 나만 돈이 없을까. 지금 내 재테크 방식이 맞긴 한 걸까. 퇴직연금은 이렇게 묵혀두는 게 맞을까. 주식과 부동산 그 어느 것도 놓칠 수 없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떤 자세로 준비해야 할까.


‘주간동아’가 그동안 만난 재테크 고수들의 ‘주식투자 꿀팁 엑기스’만 간추려 소개한다. 구독자 114만 명을 보유한 김동환 삼프로TV 대표, ‘김단테’로 더 잘 알려진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 ‘존봉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회계사 출신 유튜버 ‘소소하게크게’,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의 인터뷰와 강연을 참조했다.


1계명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지 말라
[동아DB]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 많은 사람이 ‘주식으로 인생을 바꿔보겠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연평균 수익률 15%를 장기간 유지하는 건 투자업계에서도 ‘월드 클래스’다. 수익률이 높다는 건 상당한 리스크를 감당했다는 의미다. 한 번의 미끄러짐으로 자산이 ‘박살’ 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날씨에도 문제가 없도록 자산을 운용하라.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투자법은 수익 극대화보다 안전성을 중요시한다.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지 않는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식은 ‘도박’이 아니다.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많이들 여기지만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은퇴 후 누군가 내 노후를 위해 일하게 하려면 지금 소득의 10~20%를 꾸준하게 펀드에 투자하라. 예측은 전문가도 어렵다. 똑같은 주식을 갖고도 전문가들이 각자 사고판다. 회사가 앞으로 돈을 잘 벌까, 벌지 못할까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건 경영진이다. 경영진의 자질을 공부하고 마켓 리더를 사는 게 좋다.


[동아DB]
2계명 분산투자하라



김동주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라. 경기가 좋을 때는 주식을 가진 편이 유리하고 경기가 나빠지면 채권이 안전하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주식과 채권 모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시중에 돈이 많이 유통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물가 상승을 충분히 우려할 수 있다. 물가 상승분만큼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물가연동채와 금을 함께 보유해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라. 미국 주식은 물론 미국 외 선진국 주식, 신흥국 주식, 원자재, 금, 미국 제로쿠폰 장기채, 물가연동채, 미국회사채, 신흥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하라.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군에 투자해야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신(神)만이 특정 해에 어느 국가의 경기가 좋을지 맞힐 수 있다.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싶다면 한 마리 말에 베팅해선 안 된다. 여러 말에 베팅해야 한다.


3계명 초심자는 ETF에 투자하라
[동아DB]


김동주 초심자라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ETF ‘VT’에 투자하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다. VT는 글로벌 주가를 따라가도록 만들어져 리스크가 적다. 펀드 매니저는 대부분 주가지수 변동 폭보다 낮은 수익률을 낸다.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 단기간 시장지수를 이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패한다. 특정 종목을 선택하기보다 주가 동향을 따르는 펀드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존 리 20대라면 주식 100% 비중으로 밟아서 달려가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주식 변동성을 견디지 못할 수 있으니 주식 비중을 조금 줄이는 게 좋다. TDF(Target Date Fund)도 좋은 방법으로, 미국에서 굉장히 주목받고 있다. 은퇴 날짜에 맞춘 상품을 골라 꾸준히 투자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산에서 자연스럽게 주식 비중이 낮아진다. 펀드 매니저가 알아서 맞춰주니 좋은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50대라면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고 특정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인 ETF와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해 생애주기에 따라 펀드가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 TDF를 추천한다. 두 가지 모두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동 추천된다. 주식을 직접 선택해 투자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위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중을 확 줄이라고 조언하고 싶다.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인 리츠(REITs)도 좋다. ETF, TDF, 리츠 모두 국내시장 말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상품으로 눈을 돌려보라.


4계명 일희일비하지 말라
[동아DB]



김동주 미국 경제사학자 찰스 킨들버거는 “친구들이 부자가 되는 것만큼 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ETF에 투자한 후 이를 내버려두기는 쉽지 않다. 주가지수 상승률을 따르는 펀드, 즉 패시브 펀드의 평균 유지 기간이 18개월이다. 외과의사는 10년 이상 공부해야 수술할 수 있다. 반면 ‘주린이’는 10분 만에 삼성전자 주식을 살 수 있다. 시장이 늘 지금처럼 좋을 수는 없다. 주식시장에서는 수십 년간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경쟁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늘 조심해야 한다.


소소하게크게 주식에 투자할 때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건 탐욕이다. 워런 버핏 같은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 돈 많네, 부자라서 좋겠네’ 하지 시기하거나 질투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바로 옆자리 직장동료가 단타매매로 2000만 원을 벌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시기심이 생긴다. 그럴 때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는 옆자리 동료와 경쟁도 아니고 동료가 돈을 번다고 내가 잃는 것도 아니다. 옆 사람과 경쟁할 게 아니라,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시드머니가 적을 수밖에 없다. 마음이 너무 급하다 보니 빠르게 큰돈을 벌고 싶어 조바심을 낸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얼마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첫 투자를 잘해야 한다. 투자할 기업에 대해 3~4년 동안 꾸준히 공부하면서 시드머니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들 다 돈 벌고 있는데 나는 언제 벌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준비를 잘하고 있으면 더 큰 기회가 찾아온다. 다양한 투자 경험을 통해 자기 신념과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외부 요인에 의해 쉽게 투자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


김동환 삼프로TV 대표 본격적인 투자는 규모 있는 투자금을 확보한 후에 하라. 그전까지는 주식투자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처음에 자금이 적으면 마음이 가볍고, 크게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100만 원으로 150만 원을 만든 사람이 ‘1억 원을 투자했다면 1억5000만 원이 됐겠다’ 하고 아쉬워하는 순간 실패 가능성이 커진다. 돈이 커질수록 포트폴리오를 잘 꾸려야 한다. 그걸 하지 않으면 결국 큰 실패를 보고 주식 자체를 그만두게 된다.


5계명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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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매일 커피를 사 먹는 게 하루에 1만 원가량 된다면 그걸 투자로 바꾸라. 우리 삶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가난할 수밖에 없다. 계속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 소비를 투자로 바꿔라. 주식은 여유자금으로 해야 하고, 다른 건 건드리면 안 된다. 주식을 팔 때는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기 위한 것이지, 현금을 늘리기 위함이 아님을 명심하라. 매달 월급의 일정 부분을 주식에 투자했다면 그건 떠난 돈이라고 여겨라. 의식주에 쓸 돈을 제외하고, 젊은 사람이라면 월급의 10%만 주식에 투자해도 노후 준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박영옥 일단 절대 빚을 내서 투자해선 안 된다. 투자는 노력한 만큼 얻는 사업과 같다. 넓고 크게 생각해야 한다. 투자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위기를 다스리고 극복하려면 투자한 기업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많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자마자 곧바로 오르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투자 대상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어려운 시기를 만나도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


6계명 장기투자하라
[동아DB]


존 리 투자자라면 기다려야 한다. 주식시장이 폭락했더라도 지금 돈을 찾을 게 아니라, 20년 있다 찾을 것이니 말이다. 다만 주식을 팔아야 할 때가 있다. 20% 벌고, 100% 벌고 이런 게 아니라, 우리가 주식을 살 때 이유가 있었던 것처럼 팔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 주식을 사는 건 돈을 잘 벌기 위함이다. 사고 나서 시간이 지났는데 앞으로 돈을 못 벌 것 같다면 팔아야 한다. 경쟁 업체가 너무 세거나, 시장이 더 성장하지 않거나, 오너 리스크가 있다면 그럴 때는 팔아야 할 것이다. 그럴 때를 제외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를 권한다.


소소하게크게 주식투자의 한 사이클을 겪으면서 공부하기까지 보통 5년은 걸린다. 주식시장은 공부도 공부지만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큰 하락장을 겪어보지 못한 신규 투자자는 작은 이슈에도 공격적으로 위험하게 투자할 개연성이 있다. 처음 투자를 시작했다면 투자금을 크게 늘리지 말고 적립식으로 1달에 30만 원, 50만 원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 주식시장 흐름을 느끼고 같이 호흡하기를 권한다. ‘중수’ 이상 투자자라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섹터를 고르고 그 안에서 경쟁력 갖춘 기업을 고르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는 게 좋다. 본인이 생각한 각광받는 섹터, 유망한 기업이 2년, 3년 뒤 실제로 그렇게 됐는지 검증하는 기간이 필요하므로 천천히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박영옥 기업은 하루아침에 돈을 벌지 않는다. 적어도 3~4년을 투자해 수익을 내기에 투자자 역시 그 이상 동안 투자해야 한다. 투자할 때도 시세차익을 얻는다 생각지 말고, 동업자를 찾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이면 주식을 쉽게 사고팔 수 없다. 20년 이상 시장 경험을 가진 사람도 단기매매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특정 기업의 다음 날 주가보다 일주일 후 주가를 예측하기는 쉽다. 마찬가지로 석 달 후, 그리고 1년 후 주가는 예측하기 더 쉽다. 기간을 길게 보면서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김경록 변화하는 세상에서 선택은 거부하거나 따라가거나 2가지뿐이다. 과거 50대는 오래 살지 못하니 투자를 망설였지만 이제는 좋은 주식에 투자하고 80세에 회수해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30년이면 충분한 투자 기간이다. 1000만 원이 5억 원이 될 수 있는 시간이다. ‘50~80세에는 내가 벌어서, 80세 이후에는 투자가 나를 먹여살리게, 미국 젊은이들이 내 노후를 책임지게’ 포트폴리오를 짠다. 오래 살면 주식이 오르니 돈을 벌 수 있고, 일찍 죽으면 예상보다 돈을 덜 쓰니 손해 볼 것이 없다. 지금 가입해 80세에 찾을 수 있는 계좌를 하나 만들어놓는 것도 좋겠다.


7계명 소문보다 수치를 믿어라
그날 그날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GettyImages]


존 리 재무제표를 살펴보라.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매출액이 늘어나는지, 앞으로도 늘어날지, 회사 부채는 줄었는지, 배당을 잘 해주는지 등을 살펴보면 된다. 그다음에는 영업 보고서를 읽어야 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주주를 생각하는지 그런 걸 보고 투자하면 된다.


소소하게크게 일본에 가면 일본어를, 미국에 가면 영어를 쓴다. 그 나라 언어를 모르면 여행은 가능하지만, 그곳에서 직업을 구하고 정착하기는 어렵다. 여행은 단타매매, 정착은 가치투자다. 기업이 자기만의 언어로 현황을 얘기해주는데 그걸 알아듣지 못하면 가치투자를 할 수 없다. 재무제표는 성장 기업을 찾는 방법은 아니지만 봐야 하는 이유는 그것을 바탕으로 기업의 특징과 숨겨진 위험 신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트만 보고 매매하면 위험 요소를 발견하지 못해 상장 폐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지금까지 그렇게 주식시장을 떠난 이가 많다. 피터 린치는 기업 탐방을 선호하는 반면, 워런 버핏은 경영자의 말에 판단이 흐려지는 게 싫다며 기업 탐방보다 사업보고서 보기를 선호한다. 나는 버핏처럼 사업보고서를 보고 판단하는 편이다.


김동환 하루도 빠짐없이 종이신문을 꾸준히 읽었다. 요즘은 정독은 아니더라도 광고면까지 다 살펴본다. 경제지 2개, 일간지 2개 이상은 꼭 읽는다. 뉴스는 방송으로도 보고 포털사이트에서도 보지만, 종이신문도 꼭 보기를 권한다. 특히 하단에 실리는 광고를 잘 살펴보라. 어떤 기업체가 광고를 자주 싣는지를 보면 돈이 있는 기업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그때그때 사정은 있겠지만 1년 열두 달, 10~20년 살피면 흐름이 보인다. 그걸 꾸준히 하면서 투자에 참고한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76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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