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7시간 일하고 월평균 423만원”… 주목 받는 ‘플랫폼 노동’

곽도영 기자

입력 2020-02-04 03:00:00 수정 2020-02-0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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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라이더스-타다 드라이버 등 작년말 기준 44만∼54만명 일해
근무시간 늘리면 수입도 뛰어 월평균 800만 원 버는 경우도
카카오 대리기사 20대 비중 늘어… “시간 자유로운 최적의 투잡 직종”


“월평균 800만 원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최근 ‘배민 라이더스 월급 800 실화?’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서 조회수 10만 회 이상을 기록한 영상이 화제가 됐다. 배민 라이더스는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주문자에게 배달해주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제작자는 영상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하는 배민 라이더스가 주 단위로 175만 원에서 많게는 224만 원까지 벌어들인 내역을 공개했다. 언제 어디에서나 앱을 켜면 출근할 수 있고 일한 만큼 수입을 얻는 플랫폼 노동 시장이 국내에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배민 라이더스와 타다 드라이버, 카카오 T대리, 쿠팡 플렉스 등과 같은 국내 플랫폼 노동자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44만∼54만 명으로 추산된다. 카카오 T대리는 앱으로 콜(배차)을 받아 승객을 운송하고, 쿠팡 플렉스는 본인의 자동차로 쿠팡의 배송 물품을 배송하는 틈새 아르바이트다.


해당 업체들의 통계에 따르면 배민 라이더스와 타다 드라이버는 플랫폼 노동을 전업으로 하는 이들이 많다. 월평균 소득은 배민 라이더스가 423만 원(지난해 12월 기준), 타다 드라이버가 312만 원(지난해 10월 기준) 수준이다. 법률상 근로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이므로 여기서 소득세 3.3%만 내면 된다.

근로시간 제약을 받지 않아 건수에 따라 수입 편차도 크다. 배민 라이더스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37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이 배달한 소득 상위 10%는 월 632만 원을 가져갔다. 유튜브에 나온 사례처럼 주 6일 10시간 넘게 일하면 월 800만 원도 가능하다. 타다 드라이버는 하루 10시간씩 25일 일했을 때 평균 312만 원을 받는다.

밤에 주로 일하는 카카오 T대리나 남는 시간에 자차로 물건을 운송하는 쿠팡 플렉스는 전업보다는 투잡이나 아르바이트 근로자가 많았다. 월평균을 내긴 어렵지만 2018년 8월 기준 카카오 T대리 기사의 최고 월 소득은 534만 원이었다. 상자 하나당 750∼2000원의 수수료를 받는 쿠팡 플렉스는 하루 4000명이 활동 중이다.

회사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근무량에 따라 적정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 노동의 특성 때문에 2030세대도 플랫폼 노동에 뛰어드는 추세다.

카카오가 제공한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신규 등록하는 카카오 T대리 기사의 연령별 비율 중 20대의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가장 높던 50대 비중은 점차 줄어 2017년 1분기(1∼3월) 이후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기사 비중은 한때 25%까지 올랐다가 최근 하락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리시장 특성상 20∼40대를 상대적으로 젊은층으로 보는데 2017년 대비 2018년에 이 연령대 유입 비율이 20% 늘었다”고 말했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구직활동이나 본업 외의 남는 시간에 플랫폼 노동을 하는 젊은 세대도 늘고 있다. 연극배우 겸 타다 드라이버 15개월 차인 이건희 씨(29)는 “공연 일정이 유동적이다 보니 자유로운 근무시간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나 같은 직종에는 플랫폼 노동이 최적의 투잡”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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