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대북제재 엄연…앞서갈 생각 없다”신중론

뉴스1

입력 2018-11-05 17:11 수정 2018-11-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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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News1

남북경협 ‘조급증’ 경계 “北 경협구상도 파악해야”
정치적 논란, 리선권 ‘냉면’ 발언 진위엔 즉답 피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의 남북경협 논란과 관련해 “앞서 갈 생각은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조급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충분한 정보 공유가 우선이라고 짚었다.

박 회장은 5일 광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북제재가 엄연히 진행 중”이라며 “제재 해소가 먼저고, (우리 경제계가) 앞서 갈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회장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남북 대화와 대북 제재 해소가 먼저이고 지금 경제로 어떻게 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앞서 갈 생각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회장의 이런 발언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론과 맞닿아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대기업 입장에선 남북경협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최근 단둥, 훈춘 등 중국 접경지역을 돌아보고 온 박 회장은 “막상 중국 접경 지역을 가보니 생각이 굉장히 많았다”며 “체제부터 언어까지 우리와 다른 점이 많아 우리의 강점이 무엇인지,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깃발만 꽂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남북경협이 새로운 기회인 것은 맞지만 북쪽의 경협구상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9월 방북 당시 북한 고위 당국자의 이른바 ‘냉면 발언’ 논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즉답을 피하는 과정에선 정치적 논란에 끼인 방북 기업인들의 난감한 입장이 묻어났다.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한은 남북경협에 강한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방북 당시 북한 고위 당국자가 한 발언이 뒤늦게 공개돼 정치권과 재계에선 후폭풍이 거세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방북 기업인들과 식사하는 테이블에서 지지부진한 대북사업을 이유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라고 막말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비슷한 발언이 있었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서훈 국정원장도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리선권과 동석했던) 기업인들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그런 얘기를 들었는지) 생각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기업 입단속’ 논란까지 점화됐다.

박 회장은 지난 1일 대한상의 행사장에서도 취재진의 냉면 발언 논란 질문에 “그런 얘기를 갖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손경식 회장도 “현장에서 냉면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고 취재진에게 답했다.

‘냉면 발언’ 외에도 주한 미국 대사관이 최근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현대그룹 등 6대그룹에 대북사업 계획을 보고해 달라는 요구를 했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재계에선 ‘북한발 쇼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극도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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