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실기해선 안돼…내리막 경제 돌려세워야”

뉴스1

입력 2018-11-05 17:23 수정 2018-11-0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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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규제개혁 강도높게 비판 “기본권 침해 수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 News1

“경제상황 답답하다. 이제 정부 집권 3년차, 실기하면 안된다.”

경제계의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비관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하방 위험 요인과 구조적 문제가 쌓여가고 있다. 18만 상공인을 대표하는 전국상의 회장단이 한 목소리를 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5일 “(경제 체질을 바꾸는) 구조조정에 실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내리막 추세를 빨리 돌려세워야 하는데 4차산업혁명 등 급속한 트렌드 변화를 담을 그릇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돼 있다”고도 지적했다. 불확실성으로 얼어붙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수년간 경제계가 요구해 온 규제개혁과 함께 예측가능성을 화두로 제시했다.

◇“경제 예측가능성 키워 10~20년 밑그림 그려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5일 광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정창선 광주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등 전국상의 회장단 40여명이 참석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도 참석해 상공인들을 격려했다.

박 회장은 행사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의 예측가능성을 키워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에 국가역량을 집중해야할 때”라고 강조하며 “(경제) 문제들의 하소연을 어디에 해야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남북 관계 진전이라는 반가운 뉴스도 있었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제지표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 글루미(우울한) 픽처가 떠올라서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박 회장은 “우리가 할 일은 중장기 미래를 예견해보고, 그 미래에 비춰 지금 올바른 선택에 나설 수 있게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10~20년 중장기 시계의 경제 밑그림을 그리고, 그에 걸맞는 어젠다를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만의 쓴소리 “각종 규제, 국민 기본권 침해까지 갔다”

경제계는 수년간 외쳐온 규제개혁의 절박함을 다시한번 호소했다. 박 회장은 ‘혁신기반의 재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위한 선결과제가 규제개혁이라는데 상의 회장단은 의견을 같이 했다. 박 회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혁신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생명, 안전 등의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들을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회장은 “미래를 위해 꼭 해야하는 일이라면 이해관계를 떠나 외면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모든 역량을 한데 모아주길 바란다”고 회장단에 당부했다. 규제개혁 논의가 ‘말’에 만 그치는 것에 대한 무력감도 토로했다. 박 회장은 “규제개혁에 대한 진전이 별로 없다”며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다. 힘들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칠 줄 모르고 아이디어를 제안하던 박 회장의 이례적인 쓴소리다.

박 회장은 “규제개혁에 대해 하도 많이 이야기하니까 이제는 식상해서 다른거 없느냐는 얘기마저 듣는 것이 현실”이라며 “생명과 안전에 대한 규제를 제외하면, 현행 규제들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도까지 갔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붉은 깃발을 치워야 한다”는 수사까지 동원 불필요한 규제혁파를 당부했지만 개혁 작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박 회장은 “경제주체들이 창업 등 일을 벌릴 수 있어야 하는데 허락된 것만 하라는 규제방식은 문제가 있다”며 “국민의 기본권 차원에서 파격적으로 기회를 열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민간 떠넘기기 안돼, 직접적 ‘분배’ 정책 활용해야”

민간부담을 줄이는 방향의 분배정책 전환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 회장은 “우리가 분배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론에 있어 민간의 비용 부담을 높이기보다는 직접적인 분배 정책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사회 안전망 확충과 재원 조달에 대한 고민과 공론화를 거쳐, 큰 그림을 갖고 분배 정책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전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며 “근거없는 경제위기론”이라 발언한 데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박 회장은 직접적 평가보다는 “더 큰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도 “예산안 집행으로 단기간 좋아진다고 해도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며 “내년도 숫자가 조금 좋아질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거기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예산안 집행에 따른 단기적 경기부양 논의가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근본적 전략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큰 길의 물꼬를 터야 하고 그런 장기적인 얘기를 해야 하는데 마음이 꽉 막힌 기분”이라며 “논의의 틀 자체를 큰 차원으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책 찬반에 대한) 극단적 논의가 아니라, 노력이 결실을 맺는 성공의 스토리를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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