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구멍에서 붉은 피가…1000만명 중 1명 희귀질환 21세 女, 왜?

박태근 기자

입력 2017-10-25 15:05 수정 2017-10-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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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학협회 저널에 실린 여성 사진(위)과 태국 소녀 농카이(아래)

‘피땀 흘려 일하다’, ‘피눈물이 흐르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다. ‘피 땀 눈물’이라는 아이돌 그룹 노래도 있다. 온갖 힘을 다 기울인 수고, 한 맺힌 눈물을 비유하는 ‘피땀’과 ‘피눈물’은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극히 드물게 보고되는 희귀 질환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4일, 얼굴(땀구멍과 눈 등)과 손바닥에서 피땀을 흘리는 이탈리아 여성 A씨(21)에 대해 소개했다.

출혈 현상은 A씨가 수면 중이거나 격렬한 활동을 할 때 예고 없이 시작되며 1~5분 동안 지속된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선 증세가 더 심해진다.

이 같은 증세는 3년 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병원에 가도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심장박동 속도를 조절해 출혈량을 줄이는 임시 처방만 받을 뿐이었다.

출혈이 시작되면 손과 얼굴 전체가 피범벅이 돼 주변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준다. 수치심과 우울증에 시달린 A씨는 외출을 꺼리고 고립된 삶을 살아왔다.

의사들은 그의 병명을 1000만분의 1의 확률로 발생한다는 혈한증(Haematohidrosis)으로 진단했다. 즉 모세 혈관이 취약해 땀 속에 혈액이 섞이는 질환이다. 평소엔 잘 지내다가 스트레스나를 받으면 혈관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A씨의 사연은 23일 발간된 캐나다 의학 협회 저널(the Canadian Medical Association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캐나다의 의료사학자이자 혈액학자인 ‘자칼린 더핀’은 저널에서 ‘혈한증’은 최근 15년간 전 세계에서 24건 보고 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혈한증 환자 대부분은 젊은 여성이나 아이들이며, 증세가 처음 시작되기 전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다.

한편, 지난 5월에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태국 소녀 농카이(7·Nongkhai)의 사연이 전해진 바 있다. 이 소녀는 주로 피땀 보다는 피눈물을 흘리는게 특징이었다. 소녀 역시 어느 날 부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눈과 귀 혹은 손바닥에서 피가 흘러 혈한증으로 진단 받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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