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GS 반포 재건축 수주 경쟁…“탄탄한 자금력이냐 브랜드냐”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입력 2017-09-11 09:39 수정 2017-09-11 09:50
-신용등급·재무건전성 높은 현대건설 vs 브랜드 내세운 GS건설
-이사비 수천만 원 지원, 국공유지 무상 매입 사업비 절감…과도한 출혈경쟁, 건설사 부담될 수도
올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1, 2, 4주구) 수주전이 본격 시작되면서 시공권을 따내려는 건설사들의 출혈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미분양 발생 시 건설사가 인수하는 것은 물론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이사비 지원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 일반분양 손실분을 보전하겠다는 공약까지 등장했다.
1973년 지어진 반포주공1단지는 현재 지상 6층, 2120가구 규모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지상 최고 35층, 5388가구로 재탄생한다. 한강과 맞닿은 데다 최근 반포가 강남의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어 서울의 새로운 랜드 마크가 될 전망이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공사비만 2조6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이는 대형건설사의 1년 치 주택사업 수주 금액과 맞먹는다. 여기에 사업비, 공사비, 이주비, 중도금 대출 등을 더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9~10조 원대로 추정된다.
○ 현대건설, GS건설보다 신용등급·재무건전성 높은 점 부각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은 GS건설과 현대건설 양자대결로 이뤄진다. 현대건설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높은 신용등급을 내세우고 있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자체 자금동원이 가능한 안정적인 재무능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신용등급(한국신용평가 기준)은 ‘AA-’로 GS건설(A-)보다 높고 부채비율(130.5%)도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낮다.
재무건전성도 현대건설이 한 수 위다. 올해 3월 발표된 나이스신용평가의 '2017년 주요 건설회사 신용위험 분석' 보고서를 보면 현대건설의 신용위험은 ‘낮음’으로 건설사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다. GS건설의 신용위험은 '다소 낮음~보통'으로 분류됐다. 현대건설은 이런 안정적인 재무능력을 바탕으로 10조원에 육박하는 사업비를 GS건설 대비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해 조합원들의 실직적인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조합에 가구당 7000만 원의 이사비를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현재 반포 주공1단지 조합원은 2292명으로, 현대건설이 제공할 이사비만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또 이 단지가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수 있도록 교육영향평가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인근 학교들과의 비용 문제로 협의가 지연될 것에 대비해 현대건설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합의비용 등을 모두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조합원 일반분양 금액 손실분을 떠안겠다는 조건도 내놨다. 반포 주공1단지 조합이 책정한 분담금 상의 추정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5100만 원이다. 만약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이 금액보다 일반분양가가 낮게 책정된다면 줄어드는 분양 수입을 현대건설이 보전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설계에도 공을 들였다. 현대건설의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고층 동(棟)은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하고, 일부 저층 동은 한강에 떠다니는 요트 형태로 디자인됐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타워형 구조로 전체 가구의 70% 이상인 3000여 가구에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 단지 조경은 '왕가(王家)의 정원'이라는 콘셉트로 서어나무·배롱나무·회화나무 등을 심고, 한강을 축소한 듯한 수로와 연못 등을 배치하기로 했다. 64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북카페·도서관, 레스토랑, 식물원 등이 들어서고 워터파크와 실내 빙상장 등 13개 스포츠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GS건설, 브랜드 가치와 첨단 주거시스템 강조
현대건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운용력이 부족한 GS건설은 지난달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 규모의 ‘반포주공 1단지를 위한 금융 협약’을 체결했다. 시공사 선정 시 정비 사업비(1조7000억 원), 조합원 이주비(3조8000억 원), 일반 분양 중도금(3조2000억 원) 등 금융비용을 모두 조달받는 내용이 담겼다.
GS건설은 ‘자이 프레지던스(Presidence)’를 단지명으로 제시하고 최고의 주거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GS건설은 이 단지에 국내 최초로 H14급 헤파 필터를 적용한 '중앙 공급 공기정화 시스템'을 선보인다. GS건설 측은 H14급 헤파필터는 0.3㎛ 이상 미세 먼지를 99.995% 제거해 초미세 먼지까지 완벽하게 걸러내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와 협업해 AI(인공지능) 시스템도 적용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넘어 친구나 비서와 대화하는 듯한 음성인식 시스템으로 집 안에 있는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145m에 이르는 스카이 브리지 5개를 설치해 주민 공용시설을 조성한다. 36층에 풀장 2개, 15층에 어린이용 풀장 2개를 만들어 하늘에서 한강을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를 최고의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2000년대 후반 반포주공 2, 3단지를 재건축한 ‘반포자이’(2008년 입주·3410가구)와 신반포자이, 그리고 최근 신반포센트럴자이까지 포함해 반포를 ‘명품 자이’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내 브랜드 가치는 GS건설이 우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포자이와 신반포자이·신반포센트럴자이 등으로 친밀감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건설은 도곡렉슬, 둔촌주공 등 강남권역에서 다수의 컨소시엄 사업을 주관하고, 최근 디에이치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반포에서는 '반포 힐스테이트’(2011년 입주·397가구)가 유일하고, 재건축으로는 최근 삼호가든3차를 수주해 내년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은 신용평가가 안 좋고 자금력이 없다는 얘기가 조합원들 사이에 돌고 있다"며 "현대건설은 반포에서는 이렇다 할 브랜드 아파트를 시공한 적이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이사비 수천만 원 지원, 국공유지 무상 매입 사업비 절감…과도한 출혈경쟁, 건설사 부담될 수도
현대건설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투시도
올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1, 2, 4주구) 수주전이 본격 시작되면서 시공권을 따내려는 건설사들의 출혈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미분양 발생 시 건설사가 인수하는 것은 물론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이사비 지원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 일반분양 손실분을 보전하겠다는 공약까지 등장했다.
1973년 지어진 반포주공1단지는 현재 지상 6층, 2120가구 규모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지상 최고 35층, 5388가구로 재탄생한다. 한강과 맞닿은 데다 최근 반포가 강남의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어 서울의 새로운 랜드 마크가 될 전망이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공사비만 2조6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이는 대형건설사의 1년 치 주택사업 수주 금액과 맞먹는다. 여기에 사업비, 공사비, 이주비, 중도금 대출 등을 더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9~10조 원대로 추정된다.
○ 현대건설, GS건설보다 신용등급·재무건전성 높은 점 부각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은 GS건설과 현대건설 양자대결로 이뤄진다. 현대건설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높은 신용등급을 내세우고 있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자체 자금동원이 가능한 안정적인 재무능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신용등급(한국신용평가 기준)은 ‘AA-’로 GS건설(A-)보다 높고 부채비율(130.5%)도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낮다.
재무건전성도 현대건설이 한 수 위다. 올해 3월 발표된 나이스신용평가의 '2017년 주요 건설회사 신용위험 분석' 보고서를 보면 현대건설의 신용위험은 ‘낮음’으로 건설사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다. GS건설의 신용위험은 '다소 낮음~보통'으로 분류됐다. 현대건설은 이런 안정적인 재무능력을 바탕으로 10조원에 육박하는 사업비를 GS건설 대비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해 조합원들의 실직적인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조합에 가구당 7000만 원의 이사비를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현재 반포 주공1단지 조합원은 2292명으로, 현대건설이 제공할 이사비만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또 이 단지가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수 있도록 교육영향평가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인근 학교들과의 비용 문제로 협의가 지연될 것에 대비해 현대건설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합의비용 등을 모두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조합원 일반분양 금액 손실분을 떠안겠다는 조건도 내놨다. 반포 주공1단지 조합이 책정한 분담금 상의 추정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5100만 원이다. 만약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이 금액보다 일반분양가가 낮게 책정된다면 줄어드는 분양 수입을 현대건설이 보전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설계에도 공을 들였다. 현대건설의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고층 동(棟)은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하고, 일부 저층 동은 한강에 떠다니는 요트 형태로 디자인됐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타워형 구조로 전체 가구의 70% 이상인 3000여 가구에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 단지 조경은 '왕가(王家)의 정원'이라는 콘셉트로 서어나무·배롱나무·회화나무 등을 심고, 한강을 축소한 듯한 수로와 연못 등을 배치하기로 했다. 64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북카페·도서관, 레스토랑, 식물원 등이 들어서고 워터파크와 실내 빙상장 등 13개 스포츠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GS건설 ‘자이 프레지던스’ 조감도
○GS건설, 브랜드 가치와 첨단 주거시스템 강조
현대건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운용력이 부족한 GS건설은 지난달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 규모의 ‘반포주공 1단지를 위한 금융 협약’을 체결했다. 시공사 선정 시 정비 사업비(1조7000억 원), 조합원 이주비(3조8000억 원), 일반 분양 중도금(3조2000억 원) 등 금융비용을 모두 조달받는 내용이 담겼다.
GS건설은 ‘자이 프레지던스(Presidence)’를 단지명으로 제시하고 최고의 주거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GS건설은 이 단지에 국내 최초로 H14급 헤파 필터를 적용한 '중앙 공급 공기정화 시스템'을 선보인다. GS건설 측은 H14급 헤파필터는 0.3㎛ 이상 미세 먼지를 99.995% 제거해 초미세 먼지까지 완벽하게 걸러내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와 협업해 AI(인공지능) 시스템도 적용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넘어 친구나 비서와 대화하는 듯한 음성인식 시스템으로 집 안에 있는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145m에 이르는 스카이 브리지 5개를 설치해 주민 공용시설을 조성한다. 36층에 풀장 2개, 15층에 어린이용 풀장 2개를 만들어 하늘에서 한강을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를 최고의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2000년대 후반 반포주공 2, 3단지를 재건축한 ‘반포자이’(2008년 입주·3410가구)와 신반포자이, 그리고 최근 신반포센트럴자이까지 포함해 반포를 ‘명품 자이’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내 브랜드 가치는 GS건설이 우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포자이와 신반포자이·신반포센트럴자이 등으로 친밀감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건설은 도곡렉슬, 둔촌주공 등 강남권역에서 다수의 컨소시엄 사업을 주관하고, 최근 디에이치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반포에서는 '반포 힐스테이트’(2011년 입주·397가구)가 유일하고, 재건축으로는 최근 삼호가든3차를 수주해 내년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은 신용평가가 안 좋고 자금력이 없다는 얘기가 조합원들 사이에 돌고 있다"며 "현대건설은 반포에서는 이렇다 할 브랜드 아파트를 시공한 적이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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