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다음 흥행은 어디? #자백 #무현두도시
여성동아
입력 2017-01-19 12:07 수정 2017-01-19 14:46
#자백 #무현두도시
요즘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극장가에 개봉을 알린 다큐멘터리 영화는 총 스물다섯 편. 그중 10월에 개봉한 〈자백〉과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각각 14만과 19만 관객을 돌파했다(2016년 12월 18일 기준). 통상 1만 관객을 모으기 어렵다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이 두 영화는 모두 정치적인 이슈를 담고 있다. 〈자백〉은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을 영화화한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2000년 부산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와 2016년 4월 13일 총선에서 낙선한 뒤 사망한 더불어민주당 故 백무현 후보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11월 24일 개봉한 도올 김용옥 교수의 역사 다큐멘터리 〈나의 살던 고향은〉은 최근 논란이 된 국정 교과서 문제와 맞물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지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품이었으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상영 반대로 ‘부산국제영화제’ 외압설이 돌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작품이다. 오는 1월 12일에는 언론 탄압과 싸움의 역사를 담고 있는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이 개봉한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며 디엠지(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과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다.
다큐멘터리의 오랜 정의 중 “팩트의 단순한 모음이 아니라 주관성에 기초해 주제에 맞게 배열한 스토리”라는 말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요즘 정치 이슈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흥행 돌풍은 그 이유가 분명해 보인다. 〈자백〉을 연출한 최승호 감독은 “언론이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면 힘겹게 이 영화를 만들진 않았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최근 흥행하는 다큐 영화를 보면 알면서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스스로에 대한 고발이자 반성문처럼 보인다.
지난 12월 14일엔 세계적인 다큐영화제로 자리잡은 ‘DMZ 국제다큐영화’가 앵콜 상영전을 열었다. ‘다큐의 시대’가 시작된 것을 의미하는 증거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재의 정치 상황이 가져온 영화계의 변화로 기록될 만하다.
디자인 김영화
editor 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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