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혹해 ‘이름’ 빌려줬다 평생 은행거래 못할수도
동아일보
입력 2014-02-06 03:00 수정 2014-02-06 03:00
[대한민국 온갖 정보 다 샌다]
대포통장 주인도 공범으로 간주… 징역 3년-벌금 2000만원 처벌
금융사 정보 공유… 대출 등 불가능, ‘정보약자’ 청소년-노인 주의해야
최정근(가명·25) 씨는 2년 전 저지른 잘못으로 아직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주변 사람의 부탁으로 통장을 만들고 빌려줬다가 그 통장이 사기에 이용되는 바람에 ‘대포통장 주인’이 되고 말았다. 통장을 빌려간 지인은 6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고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사기범에게 자기 이름의 통장을 제공한 최 씨의 고통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대포 통장을 만든 전력이 있어 은행통장 개설을 거부당했다. 은행계좌가 없으니 취업도 어려웠다. 지금 그는 동생 통장으로 월급을 받으며 동네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포통장 명의자의 12%는 30세 미만이고 6.7%는 60대 이상이었다. 2011년 9월 말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대포통장 금융사기 3만6417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인 1만8552건(50.9%)이 개설 후 5일 이내에 사기에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 통장이 누군가에게 넘어가면 며칠 안에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남의 이름으로 만든 대포통장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50만 원 안팎에 거래된다. 노숙인 등이 별 생각 없이 명의를 빌려주거나 통장을 파는 경우가 많다.
‘이름’을 판 대가는 혹독하다. 대포통장이 금융사기 등에 이용되면 통장 주인은 범죄 공범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최근 판례에 따르면 대포통장 주인은 피해자가 본 손해의 50∼70%를 떠안았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적발 후 1년간은 예금계좌 개설이 안 되고, 이후에도 해당 정보가 각 금융사 전산망에 올라 심사자료로 활용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포통장에 연루된 사람은 신용카드 발급, 대출 등을 받기 어렵다”며 “정상적인 금융거래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기를 위해 대포통장을 거래하는 범죄자들이 한 푼이 아쉬운 가출 청소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일도 많다. 양현근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장은 “대출, 취업 등 어떤 이유로든 통장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는 건 사기이므로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대포통장 주인도 공범으로 간주… 징역 3년-벌금 2000만원 처벌
금융사 정보 공유… 대출 등 불가능, ‘정보약자’ 청소년-노인 주의해야
최정근(가명·25) 씨는 2년 전 저지른 잘못으로 아직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주변 사람의 부탁으로 통장을 만들고 빌려줬다가 그 통장이 사기에 이용되는 바람에 ‘대포통장 주인’이 되고 말았다. 통장을 빌려간 지인은 6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고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사기범에게 자기 이름의 통장을 제공한 최 씨의 고통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대포 통장을 만든 전력이 있어 은행통장 개설을 거부당했다. 은행계좌가 없으니 취업도 어려웠다. 지금 그는 동생 통장으로 월급을 받으며 동네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포통장 명의자의 12%는 30세 미만이고 6.7%는 60대 이상이었다. 2011년 9월 말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대포통장 금융사기 3만6417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인 1만8552건(50.9%)이 개설 후 5일 이내에 사기에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 통장이 누군가에게 넘어가면 며칠 안에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남의 이름으로 만든 대포통장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50만 원 안팎에 거래된다. 노숙인 등이 별 생각 없이 명의를 빌려주거나 통장을 파는 경우가 많다.
‘이름’을 판 대가는 혹독하다. 대포통장이 금융사기 등에 이용되면 통장 주인은 범죄 공범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최근 판례에 따르면 대포통장 주인은 피해자가 본 손해의 50∼70%를 떠안았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적발 후 1년간은 예금계좌 개설이 안 되고, 이후에도 해당 정보가 각 금융사 전산망에 올라 심사자료로 활용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포통장에 연루된 사람은 신용카드 발급, 대출 등을 받기 어렵다”며 “정상적인 금융거래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기를 위해 대포통장을 거래하는 범죄자들이 한 푼이 아쉬운 가출 청소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일도 많다. 양현근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장은 “대출, 취업 등 어떤 이유로든 통장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는 건 사기이므로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비즈N 탑기사
- ‘벽에 붙은 바나나’ 소더비 경매서 86억원 낙찰
- 범죄? 사고?…시흥 낚시터서 숨진채 발견된 40대 ‘미스터리’
- 도박현장서 압수한 현금 훔쳐 쓴 전직 경찰관 징역 2년
- 정차 중이던 차 들이박고도 직진…70대 여성 ‘운전미숙’ 추정
- ‘싱글맘’ 쥬얼리 이지현, 국숫집 알바한다 “민폐 끼칠까 걱정”
- 세차장 흠집 갈등…“없던 것” vs “타월로 생길 수 없는 자국”
- 덕수궁서 연말에 만나는 ‘석조전 음악회’
- ‘컴퓨터 미인’ 황신혜가 뽑은 여배우 미모 톱3는?
- ‘솔로 컴백’ 진 “훈련병 때 느낀 감정 가사에 담았죠”
- 앙투아네트 300캐럿 목걸이… 소더비 경매서 68억원에 낙찰
- 정우성 “나이트서 젖은 티슈로 부킹녀를…” 루머 해명
- 전세 계약 전 근저당권 반드시 확인하세요[부동산 빨간펜]
- 삼성, 3분기 전세계 39개국에서 스마트폰 1위…작년보다 4곳 줄어
- 액세스모션, 동남아시아 광고 플랫폼 사업 관련 공동사업 진행
- “캘리포니아 ‘모두의 놀이터’로 놀러 오세요”[여행 라이브]
- “불면증 있거나 ‘이 증상’ 있으면 ‘암’ 조기 징후일 수 있다?”
- 타이난 용푸거리서 사주풀이 해봤더니…이색 대만 여행 [오! 여기]
- [자동차와 法] 행락철 교통사고 책임과 법적 대처 방안
- “벌써부터 내년 주담대 신청”…2000조 향하는 가계빚
- 울산 수동공원에 ‘맨발 산책로’ 생긴다…내년 4월에 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