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가면 또 가는 단체여행 아세요?

송충현 기자

입력 2018-04-27 03:00 수정 2018-04-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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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코리아 2018, 국내로 떠나요]<4>국내 패키지여행 年 500만명 시대

흔히 패키지여행 하면 해외 단체관광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외국어에 익숙지 않아 많은 사람이 비행기부터 숙박, 식당, 관광 코스까지 일괄적으로 묶은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다.

국내 여행은 어떨까. 의외로 패키지로 국내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연 200만 명이나 된다. 농번기 이후 농사일의 고단함을 떨치려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서는 단체관광이 대부분이냐고? 그렇지 않다. 최근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처럼 젊은층도 패키지로 국내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다. 낯선 이들을 벗 삼아 낯선 풍경 속에 들어가 보는 패키지 국내 여행을 소개한다.


○ 1만 원대부터 130만 원대까지 상품 다양

26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패키지여행 이용객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다. 장거리 운전을 꺼리거나 개별여행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가려는 이들, 동행자가 없어도 외롭지 않게 여행을 다니고 싶은 사람들이 주수요층이다.

국내 패키지여행을 이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나 인터파크투어 등 여행전문 사이트에 들어가 ‘국내여행 패키지’를 검색하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과 군소 여행사의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상품은 크게 식사와 여행 코스만 포함된 ‘부분 패키지’, 숙소와 교통편까지 포함된 ‘전체 패키지’로 나뉜다.

가격은 장소와 일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날 현재 서울 시청역에서 버스로 출발해 가이드와 함께 전주 한옥마을과 마이산을 둘러보는 당일 코스는 1만9000원,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1박 2일로 통영을 즐기는 코스는 2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여행을 패키지로 ‘폼’ 나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하나투어는 ‘내나라여행’을 콘셉트로 3박 4일간 전북 군산시 전주시, 전남 목포시 등을 도는 서부권 여행과 경북 경주시, 부산, 경남 남해군을 도는 동부권 여행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각각 74만 원이며 두 여행을 합한 6박 7일 전국 일주 상품은 134만 원에 판매한다.


○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도 패키지여행

지난달 현대백화점 신촌점 문화센터 고객 50여 명이 여행전문가 홍도우와 함께 전남 구례군을 여행하는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최근에는 백화점 문화센터도 패키지여행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들어 체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이 늘며 여행 강좌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는 매년 70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충북 제천시, 전북 임실군 등 전국 40여 곳을 여행한다.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여행전문가가 가이드로 참여해 문화재와 향토음식, 역사 등을 설명해준다. 일종의 학습여행인 셈이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는 올여름 서울과 부산에서 당일치기 서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여행대학 등 여행 콘텐츠 업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패키지 상품도 이용할 만하다. 여행대학은 수강생에 한정해 5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경남 하동군 통영시, 무인도 패키지여행을 운영한다.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패키지여행 이용자 수는 연 200만 명 수준. 음식과 관광 코스만 패키지로 끊고 숙박은 따로 이용하는 부분 패키지까지 포함하면 500만 명에 이른다. 해외 패키지여행 이용자(1430만 명)에 비하면 적지만 만만치 않은 수요다.

국내 여행객 중에는 패키지여행만 즐기는 마니아도 제법 많다. 이들은 국내 패키지를 “서포터(응원단)석에 앉아 야구나 축구를 보는 것”에 비유한다. 친구, 가족 등 익숙한 이와 함께하는 여행도 좋지만 여행을 열정적으로 즐기고 비슷한 여행 취향을 공유한 사람들과 섞여 전국 곳곳을 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것이다.

최근 2년간 세 번의 국내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30대 직장인 이지용 씨는 “국내 패키지여행을 이용하는 이들 중에는 정말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며 “이들과 주고받는 여행 팁도 쏠쏠하고 함께 나누는 여행 이야기도 즐겁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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