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서민]‘불황형 상품’ 보험대출 잔액 급증…서민도 중산층도 ‘팍팍한 살림’

뉴시스

입력 2018-11-08 09:14 수정 2018-11-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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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대표적 ‘불황형 상품’인 보험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부터 유동성이 막힌 중산층까지 보험사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8월 생명보험업계 대출채권 잔액은 총 133조3474억원으로 전년 동기(123조3496억원)대비 8.1% 늘었다.

올해 보험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등 상품별로 고루 증가했다. 보험대출은 보험사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과 일반 금융권에서도 취급하는 신용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으로 구분된다.

생명보험협회의 보험계약별 대출잔액 자료를 살펴본 결과 올해 1~8월 보험약관대출은 전년 동기(43조776억원)대비 6.45% 증가한 45조859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25조8713억원에서 26조6051억원으로 2.89%늘었다. 부동산담보대출도 37조6327억원에서 40조925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보험대출이 고루 증가했다는 통계는 서민은 물론 중산층까지 살림살이가 퍽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계약대출은 기존 보험가입자가 가입한 보험의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기존 보험을 깨지 않고도 해지환급금의 50~95%까지 대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보험을 어느정도 보유할 여력이 되는 중산층이 급히 자금조달이 필요할 때 이용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올들어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등 자금융통이 어려워진데다 경기불황은 심화됐다”면서 “이미 제1금융권에서 받을대로 받은 중산층이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막히자 생활비 등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보험사로 눈을 돌린 것”으로 봤다.

실제로 최근 은행권 대출도 증가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07조7000억원으로 한달만에 5조1000억원 늘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도 팍팍해졌다. 보험사가 취급하는 신용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등의 상품은 은행권보다 차주의 신용등급 범위가 넓은 대신 금리가 높다. 이에 제1금융권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주로 찾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보험대출은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지 못한 저신용등급 서민들이 이용한다”면서 “금리 4~5%대에도 대출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차주가 이용하는 보험신용대출은 6~15%대에서 취급된다”고 설명했다.

보험효력상실해지율도 매년 증가세다. 효력상실해지율이란 일정기간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효력이 상실한 보험비율을 나타낸다. 가계재정이 악화되면 상승해 경기불황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1~8월말 기준 지난해 5.8%였던 해지율은 올해 0.1%포인트 증가한 5.9%를 기록했다. 올해 월별로도 지난 3월 2.4%에서 지난 7월(5.2%)까지 매달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무리한 대출에 이자부담으로 보험을 유지하기 힘든 가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보험은 해지하고 대출을 더 받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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