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vs대형가맹점 수수료 2라운드…장기전으로 가나

뉴스1

입력 2019-03-18 16:48 수정 2019-03-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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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1R 현대차에 카드사 완패…다른 가맹점들도 인상 거부
마트·백화점 등은 가맹해지 사태 비화는 어려울 듯

계약해지로까지 비화했던 카드사들과 대형 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 논란이 2라운드 국면을 맞았다. 1라운드는 카드사들이 현대자동차의 조정안을 일제히 수용하며 끝났다. 현대차와 카드사들의 접전을 지켜보던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와 이동통신사 등 다른 가맹점들과의 협상이 남았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대형 가맹점들과의 수수료 협상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수수료 협상은 카드사들이 제시한 1.9%대를 현대차가 거부해 1.89%선에서 타결됐다. 카드사들은 대형마트와 마트·백화점(기존 평균 1.9~2.0%), 이통사(기존 1.8%대), 항공사(기본 1.9%대)에 2.1%대로 수수료율을 인상하겠다고 통보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1월 말에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상을 일제히 통보했는데 현대차와 협상 논란이 커지면서 다른 가맹점들은 현대차와의 결과를 지켜본 뒤 협상하겠다는 추세라 협상이 지지부진했다”며 “협상이 타결된 곳도 있지만 현대차 외 다른 자동차 회사와 유통, 항공, 통신사 등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와 개별 협상으로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초대형 가맹점 150여곳 중 지금까지 협상이 끝난 곳은 30곳이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원가 개념인 적격비용 원칙으로 재산정한 결과,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형 가맹점들은 정부의 카드 수수료 개편에 따른 카드사 손실을 자신들에게 전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현대차와의 분쟁에서 사실상 백기투항하면서 다른 가맹점들도 현대차 선례를 들며 수수료율 인상 불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양측이 수수료율 조정안을 주고받으면서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자동차와 달리 백화점·마트, 통신, 항공 등 업종은 카드 결제 의존도가 훨씬 높아서 이들 가맹점이 현대차처럼 가맹계약 해지라는 극단적은 강수를 두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자동차를 살 때는 대출을 하는 소비자도 많지만 유통이나 통신·항공은 거의 카드 결제를 하기 때문에 계약을 해지하면 가맹점들이 소비자에게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 통신 등은 무이자 할부, 포인트 적립 등 마케팅 혜택이 몰려있는 업종이다. 소비자에게 이런 혜택을 주는 데 따른 비용 부담은 카드사와 가맹점들이 공동 부담하는데, 수수료가 올라가면 이런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소비자들의 이용 빈도가 가장 많은 생활 밀착 업종에서 혜택이 줄면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에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협상 과정을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당국이 자영업자·소상공인 수수료를 인하하라고 정책으로 개입해 놓고는 그 불똥이 대형 가맹점과의 논란으로 비화했는데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3년마다 수수료 재산정 협상이 끝나면 원칙에 따라 진행됐는지 점검을 해왔다”며 “올해는 논란이 큰 만큼 점검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당국이 대형 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등 법령 위반이 있으면 처벌하겠다고 밝힌 만큼, 예년보다 훨씬 강도 높은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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