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도 무섭다”…코로나19 공포에 대구 내 배달주문 ‘뚝’

뉴스1

입력 2020-02-26 10:25 수정 2020-02-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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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서 한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서고 있다. 2020.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0일 밤 쿠팡이츠가 쿠팡이츠 라이더들에게 전달한 오류 안내 메시지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경북 지역의 온라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서비스 이용이 폭주하고 있지만 배달음식 주문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확진자가 갑작스레 불어나며 바깥 활동 대신 집에 머무는 ‘집콕족’이 늘어났지만 대구 지역에선 ‘배달음식도 믿을 수 없다’는 공포가 형성된 영향이다. 대신 직접 재료를 구매해 조리할 수 있는 신선식품 서비스 이용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6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한 주(2월17일~23일) 간 전주대비 전국지역 주문 수는 4.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대구지역의 주문 수는 고작 0.3% 증가한 데 그쳤다. 구체적인 주문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구 지역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지난 17일~23일 사이 전국지역 주문 수는 전주와 비교해 5.2% 증가했고 대구지역의 주문 수는 3.6% 증가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창궐하기 시작한 이달 초(1월31일~2월2일) 까지만 해도 국내 배달 앱 주문량은 평소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당시 “이 기간동안 전국지역 총 주문 수는 약 493만건으로 한 달 전(1월3일~1월5일) 주문 건수인 443만건과 비교했을 때 약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주말 새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불특정 인력이 제조하는 음식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된 것으로 분석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재 사람 간 신뢰가 줄어들었고 사람 간 접촉·관계를 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미 조리된 음식의 경우 조리사의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는 데다 조리된 장소 등에 불확실성이 커 배달음식 서비스 이용률이 줄어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배달서비스는 그동안 ‘편함’을 장점으로 내세워 ‘편하니까 이용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번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위생’과 ‘신뢰’에 대한 고민이 강해지게 됐다”며 “음식배달 서비스뿐 아니라 식당 등 외식업 산업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해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이용률은 크게 증가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오프라인 채널보단 온라인 배송으로 수요가 몰린 탓이다.

G마켓의 경우 지난 19일 대구·경북의 신선식품 주문이 1주일 전보다 49% 뛰었다. 또 가공식품은 48%, 생필품은 33%, 생수음료는 25% 주문이 늘었다.

쿠팡은 주문량 급증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대구·경북지역의 쿠팡프레시 상품은 지난 19일 일괄 ‘일시품절’ 처리됐고, 쿠팡 앱에 연동된 쿠팡이츠 역시 같은 시간 시스템 오류가 났다.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제3자 물류까지 동원했지만, 배송 가능 물량을 넘어서면서 시스템이 자동으로 일시품절 처리됐다. 실제 지난 19일 대구·경북지역의 주문량이 평소보다 최대 4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쿠팡은 비상체제에 돌입, 주문량이 급증한 품목의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배송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신규 환자가 몰린 대구·경북지역에서도 고객들이 원활하게 생필품을 배송받을 수 있도록 총력 지원에 나선다.

쿠팡 관계자는 “현재 전례 없는 정도로 주문이 몰리고 있어 배송 인력을 긴급히 늘리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주문 처리에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곽 교수는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서비스는 조리된 식품이 아닌 원재료를 배송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재료만 사 직접 만들 수 있는 특징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며 “상품을 배송하는 배달원을 거쳐야하지만 ‘원재료는 내가 가공하면 된다’는 인식이 이용자에게 퍼지며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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