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소수의 탐욕에 가난한 자들 고통 커져”
손택균 기자
입력 2019-11-19 03:00 수정 2019-11-19 11:39
‘빈자의 날’ 맞아 노숙인 등과 식사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격차 위험… 사회전반 무관심 우려스러워”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 시간)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 실직자, 노숙인, 이민자 등 빈민층 교인 1000여 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사회 전반의 무관심이 몹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016년 교황청은 이날을 ‘세계 빈자(貧者)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선포하고 이듬해부터 빈민을 위한 미사와 오찬 행사를 열었다. 교황은 교인들 사이에 함께 앉아 라자냐, 버섯크림소스를 얹은 닭고기, 과일, 커피 등 교인들과 동일한 메뉴로 식사했다.
오찬에 앞서 열린 성 베드로 성당 군중 미사에서도 교황은 “우리 주변에 가난으로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이 있음을 늘 잊지 말고 이들의 삶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당에는 빈민층 교인을 위한 특별 좌석이 마련됐다.
미사에 이어진 성 베드로 광장 군중 설교에서 교황은 다시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의 위험성을 외면한 채 모두들 눈앞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유층의 탐욕으로 인해 가난한 이들의 고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어 애통하다”고 말했다.
이날 교황청은 바오로 6세 홀에 초청받은 교인 외에도 이탈리아 로마 곳곳에서 빈민 1500여 명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특별진료소에서 노숙인들을 무상으로 돌보고 있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노고를 기린 후 “당신에게는 빈곤한 처지에 놓인 친구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사를 끝맺었다.
AP통신은 “가난한 이들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1182∼1226)의 삶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자신의 교황명에 새겨 넣은 교황은 사회에서 소외된 궁핍한 이들을 돕기 위해 애써 왔다”며 “교황의 이러한 노력은 호화로운 미사 예식을 선호하고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부동산 투자에 열중하는 일부 성직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격차 위험… 사회전반 무관심 우려스러워”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17일 제3회 ‘세계 빈자의 날’을 맞아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 초청된 빈민층 교인들과 함께 식사하고 있다. 바티칸=AP 뉴시스
“소수 부유층의 탐욕이 가난한 이들을 더욱 고단한 처지로 몰아넣고 있다.”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 시간)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 실직자, 노숙인, 이민자 등 빈민층 교인 1000여 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사회 전반의 무관심이 몹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016년 교황청은 이날을 ‘세계 빈자(貧者)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선포하고 이듬해부터 빈민을 위한 미사와 오찬 행사를 열었다. 교황은 교인들 사이에 함께 앉아 라자냐, 버섯크림소스를 얹은 닭고기, 과일, 커피 등 교인들과 동일한 메뉴로 식사했다.
오찬에 앞서 열린 성 베드로 성당 군중 미사에서도 교황은 “우리 주변에 가난으로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이 있음을 늘 잊지 말고 이들의 삶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당에는 빈민층 교인을 위한 특별 좌석이 마련됐다.
미사에 이어진 성 베드로 광장 군중 설교에서 교황은 다시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의 위험성을 외면한 채 모두들 눈앞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유층의 탐욕으로 인해 가난한 이들의 고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어 애통하다”고 말했다.
이날 교황청은 바오로 6세 홀에 초청받은 교인 외에도 이탈리아 로마 곳곳에서 빈민 1500여 명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특별진료소에서 노숙인들을 무상으로 돌보고 있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노고를 기린 후 “당신에게는 빈곤한 처지에 놓인 친구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사를 끝맺었다.
AP통신은 “가난한 이들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1182∼1226)의 삶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자신의 교황명에 새겨 넣은 교황은 사회에서 소외된 궁핍한 이들을 돕기 위해 애써 왔다”며 “교황의 이러한 노력은 호화로운 미사 예식을 선호하고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부동산 투자에 열중하는 일부 성직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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