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영진전문대 ‘취업률 80%’ 비결은

장영훈 기자

입력 2018-09-18 03:00 수정 2018-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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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한파 속 2년 연속 전국 1위… ‘기업맞춤형 주문식 교육’ 성과
소프트뱅크 등 해외취업도 증가세


일본 글로벌 IT기업 소프트뱅크에서 근무하는 송한얼 씨(왼쪽)가 3일 모교인 영진전문대 강의실에서 일본IT기업주문반 후배들을 위한 취업 특강을 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자신의 능력을 믿고 학교에서 배운 것을 충분히 활용하라.”

일본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소프트뱅크 입사 2년차인 송한얼 씨(25)가 이달 3일 모교인 대구 영진전문대를 찾아 후배들에게 소개한 해외취업 노하우다. 이날 송 씨의 특강이 열린 강의실은 일본IT기업주문반 졸업예정자 59명 전원이 참석해 열기가 뜨거웠다. 이 학교 컴퓨터정보계열 출신인 송 씨는 2012년 입학 직후부터 해외취업 목표를 세워 준비했다.

특강에서 후배들은 해외취업이 상당수 결정된 때문인지 실무 능력을 어떻게 키우는지에 질문이 집중됐다. 송 씨는 “대학에서 했던 프로젝트와 일본어 공부가 큰 도움이 됐다. 일본인 입사 동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경쟁할 수 있었고 사내 벤처 공모에서는 더 좋은 성과를 냈다”며 영진 출신으로서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후배들이 일본 생활의 어려움을 묻자 그는 “회사에 16명의 동문이 있고, 도쿄에도 동기들이 있어 정보를 공유한다. 퇴근 후 취미 생활을 같이 하고 주말에 만나 스포츠도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 한국인의 근성, 끈기, 책임감 등으로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는 취업 대란과 고용 한파 속에서 취업률 80%를 2년 연속 유지하며 전국 1위에 올랐다. 17일 교육부 대학공시정보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이 대학은 2016년 기준으로 2000명 이상 졸업자를 배출한 전문대 가운데 유일하게 80.3%의 취업률을 달성했다. 2015년 81.8%에 이어 2년 연속 80% 이상 취업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대학의 해외취업이 주목받고 있다. 2013년 41명, 2014년 68명, 2015년 72명, 2016년 97명, 지난해 99명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는 2월에 졸업한 169명이 해외에 취업했다. 최근 5년간 누적 해외취업자는 505명이다.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라쿠텐, 에미레이츠항공 등 글로벌 대기업과 상장 기업이 대다수다.

이 대학의 취업 성과는 20여 년 동안 항심(恒心)으로 이어온 ‘기업맞춤형 주문식 교육’ 덕분이다. 공급자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으로 일대 개혁을 시도해 산학이 성장 발전하는 선순환 교육 모델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국내외 1100여 개 기업과 주문식 교육 협약을 체결했다. 2007년 처음 도입한 해외취업 특화반은 IT에서 출발해 지금은 비즈니스, 관광, 호텔 등의 분야로 넓혀 현재 7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송 씨처럼 선배들이 휴가 때 특강을 하는 것은 이 대학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대학 측은 2016년부터 자체 해외취업 박람회도 열고 있다.

주문식 교육의 진가는 대기업 취업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삼성 424명, LG 530명, SK 200명 등 2678명이 취업했다. 최재영 영진전문대 총장은 “주문식 교육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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