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후 개성~문산 고속道 추진

천호성 기자

입력 2018-04-18 03:00 수정 2018-04-1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도로공사 업무지원센터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서비스 개선방안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휴게소의 지역 특색을 살린 음식 메뉴와 한 잔당 2000원대인 커피 브랜드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강래 한국도로공사(EX) 사장(65)은 2000년 국회에 입성해 3선 의원을 지낸 여권의 베테랑 정치인이다.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영국에서 체류했던 ‘DJ의 대표적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 정부에서 국가안전기획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북핵 전문가’로 통하기도 한다.

그가 지난해 11월 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하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남북 간 접경지역 도로망 연결, 고속도로 공공성 강화 등의 숙제를 풀 인사라는 평가와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이런 세간의 평가를 잘 알고 있다는 듯, 13일 본보와 만난 이 사장은 남북 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지론과 함께 휴게소 등 고속도로 서비스 개선방안에 대한 생각을 두루 밝혔다. 이 사장은 “취임 후 지난달 말까지 모든 주요 직위자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전국 8개 지역본부를 모두 방문하며 업무·조직 파악에 힘썼다”고 말했다.


○ “도로연결, 개성∼문산 등 쉬운 구간부터 할 것”

이 사장은 이달 초 사업개발처 산하에 직원 6명 규모의 남북 도로연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도로공사에 대북사업 관련 팀이 꾸려진 것은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이 사장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모두 끝나는 6월 이후 한반도 정세가 좋아지면 올해 연말 조직개편 때 TF팀을 정규조직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사업은 기본적으로 ‘쉬운 사업부터 추진해야 한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과거정부에서 추진되다가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됐던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개성∼문산 고속도로다. 이 도로는 경기 파주시 문산읍 내포 나들목(IC)에서부터 판문점 근처를 지나 개성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남쪽으로는 2020년 완공될 수원∼문산 고속도로와, 북으로는 기존 노선인 개성∼평양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장기적으로 한반도 서쪽 도로축의 핵심 역할을 하게끔 설계됐다.

이 사장은 “개성∼문산 및 개성∼평양 구간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 등에서) 남북 간에 대화가 오간 적이 있다”며 “군사분계선에서 개성에 이르는 북측 구간에 도로를 놓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북 사업의 섣부른 추진은 경계했다. 이 사장은 “북한 사정을 생각하지 않은 우리 측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은 오히려 남북관계 개선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24 조치가 해제되는 등 남북관계가 결정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지는 내부적으로만 면밀한 검토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휴게소 서비스 대폭 개선

이 사장은 고속도로 서비스 중 휴게소에 특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사장은 “도로공사와 고객이 만나는 가장 앞 선이 고속도로 휴게소라고 생각하고 서비스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사장은 현재 절반 이상이 재임대인 휴게소들의 운영 구조부터 개선할 생각이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구간 내 193개 휴게소 중 45%만 임차회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55%는 운영권을 낙찰 받은 회사가 재임대를 주고 있다.

이 사장은 “1차 임차회사가 2차 회사로부터 매출의 40% 이상을 임대료로 받고 있어 휴게소 물가가 비싸지고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영매장의 비중을 늘리는 한편, 도로공사의 자체 커피브랜드 등을 개발해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품의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차 운전자를 위한 휴게시설도 대폭 개선된다. 휴게소 내 화물차 주차공간을 확충하고 간이세탁소, 수면실 등을 도입하겠다는 것이 이 사장의 계획이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