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동양그룹 계열사 10여곳 압수수색

동아일보

입력 2013-10-16 03:00 수정 2013-10-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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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회장 등 경영진 자택도 포함
압수물 분석 끝나는대로 본격소환 방침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동양증권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이 압수물을 갖고 나오고 있다.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그룹 본사와 계열사, 경영진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검찰이 자금난에 빠진 상황에서도 기업어음(CP)을 발행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동양그룹 계열사 10여 곳을 15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동양을 비롯해 동양증권, 동양네트웍스,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동양그룹 계열사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 80여 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동양증권 노동조합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으로부터 고소 고발당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등의 경영진 자택 3, 4곳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현 회장과 정 사장 등 경영진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현 회장 등은 부실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을 사(私)금고처럼 활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그룹의 주력 회사인 ㈜동양은 그룹이 자금난에 빠지자 ‘티와이석세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올 7∼9월 1568억 원 규모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했고 이를 동양증권이 판매했다.

ABCP란 자산 유동화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CP로 조달 비용이 적어 급한 돈이 필요한 기업에 유리한 자금 조달 방식이다. ㈜동양이 발행한 ABCP는 그룹의 우량 계열사인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삼았고, 전체 발행 규모 가운데 3분의 2 정도인 약 1000억 원이 법정관리 직전인 9월에 집중 발행됐다.

그러나 동양그룹은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해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가 잇따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동양이 발행한 ABCP는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였고, 이를 매수했던 투자자들도 피해를 볼 개연성이 높아졌다.

또 다른 금융 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도 지난달 말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에 각각 420억 원, 290억 원을 대출해 주는 등 부실 계열사들에 불법으로 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검사를 벌여 계열사 간 불법적인 자금 거래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하고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유성열·최예나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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