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반환도, 대출연장도 안되고” 건축왕 피해 실직 30대 극단선택

뉴스1

입력 2023-03-02 16:05 수정 2023-03-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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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0일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소속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기 등 혐의로 구속된 60대 건축업자 일명 건축왕 등 관련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2023.2.20. 뉴스1

인천 전세사기 사건의 ‘건축왕’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남성은 숨지기 전 유서에 최근 직장을 잃은 데다, 전세금 7000만원까지 대출 연장 거부되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5시40분께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최근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이상이 여긴 지인이 A씨 빌라를 방문하면서 발견됐다.

조사결과, A씨는 인천 일대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범행으로 구속된 일명 ‘건축왕’ 피해자이며, 피해대책위 구성원으로 확인됐다.

A씨가 숨진 빌라에는 유서도 남겨져 있었다. 유서에는 ‘최근 직장을 잃은데다, 전세사기 피해로 7000만원을 반환받지 못한 상황에서 (전세금에 대한) 대출연장까지 되지 않아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 확인결과, A씨가 임차한 빌라는 2011년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 당시 기준으로 전세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 기준은 6500만원으로 A씨는 7000만원에 전세금을 임차해 변제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A씨 거주 빌라는 경매로 넘어가긴 했으나, 매각일이 잡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A씨는 빌라가 경매로 넘어가고 최근 은행권에서 대출연장을 확인했으나, 거절당했다. A씨는 홀로 이 빌라에 거주하고 있었다. 최근 직장을 잃으면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 관련으로 구속된 ‘건축왕’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일대 자신이 차명으로 보유한 2700여 채 중 일부가 경매로 넘어가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총 167명에게 보유 주택에 대한 임의경매 진행사실을 속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126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건축왕과 공범 4명, 그리고 법인 포함 총 59명이 지난해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경기 부천 일대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 2700여 채를 대상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해 세입자 327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26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대책위는 A씨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이날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이어 오는 6일 오후 7시 주안남부역 광장에서 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고인의 유서에는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정부 대책에 대한 실망, 직장을 잃고 구직활동을 하면서 전세대출 연장을 알아봤음에도 거절당하자 어려움에 빠진 상황이 기재돼 있었다고 한다”며 “대책위 구성원이었기에 상황 파악 후 추모제 등 후속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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