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땐 부동산시장 ‘침체’ 고착…“집값하락 기조 불변”
뉴스1
입력 2023-02-22 14:57 수정 2023-02-22 14:58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1.13.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두번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3일 열린다. 정부가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연 4%대 정책모기지 상품 출시 등 침체된 부동산 시장 연착륙에 주력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 여부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3일 올해 들어 두번째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채권전문가들은 이번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기준금리는 연 3.5%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초 정례회의까지 사상 처음 7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 단행됐다. 다만 8번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48개 기관)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66명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직전(33%)보다 동결 전망이 두 배 늘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가파른 금리 상승에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에 들어섰다.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고, 분양시장 열기는 빠르게 식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초 서울 강남 3구·용산을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을 해제했고, 재건축·분양시장 규제· 완화 등 연착륙을 위해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하락 폭이 4주 연속 줄어들며 주춤하긴 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매수문의와 거래량이 대폭 늘긴 했으나, 매도인과 매수인간 희망가 격차가 여전히 크고, 실제 거래까지는 이어지지 않아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에 금융당국은 연일 은행에 대해 ‘이자 장사’를 한다며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은행권의 고금리 호실적과 성과급, 배당 등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비판한 직후다. 현재 은행권은 가산금리를 깎고,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하더라도 대출이자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시아에서 기저 물가가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면 계속 기준금리를 높여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도 추가 금리인상 압박이 더 커졌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로 인해 다음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p) 올려 지난달보다 인상폭을 높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금리를 10년 만에 최고로 올렸다. 4분기 핵심 인플레이션이 예상(6.5%)을 웃도는 6.9%로 나왔다. 인도에서도 핵심 인플레가 16개월 연속 6%를 계속 웃돌았고 추가 금리인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당분간 하락 흐름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당분간 관망세가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해보다는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주택 수요를 살리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정책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동결되더라도 집값이 하락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상반기 중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거래 분포량을 보면 하락거래가 압도적이고, 추세선 자체가 떨어지는 추세라 바닥론을 거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한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직전 거래가보다 5% 이상 하락한 가격에 거래된 건은 전체의 42.2%다. 지난해 1월 21.4%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도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에 크게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1·3부동산 대책 이후 급매물 일부가 회수되고 있으나, 상반기에도 하락 기조 속 경착륙 완화 위한 모습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동결시 하락 폭이 줄어들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소폭 오르면 관망세가 더 장기화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리라는 요인이 작년보다는 시장에 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직접적인 주택시장 수요 증가로 이어지려면 과도하게 올라간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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