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낙폭 다시 확대… ‘급매’ 거래 늘어
최동수 기자
입력 2023-02-10 03:00 수정 2023-02-10 03:13
줄어들던 낙폭 6주만에 다시 커져
1월 거래 7개월만에 1000건 넘어
재건축-특례보금자리지역 증가
“거래 늘었지만 정상화 시간 걸릴것”
#1.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송파구 신천동 6800여 채 규모 파크리오에서 이뤄진 거래는 총 22건(9일 기준)이다. 직전 2개월(지난해 10∼11월) 거래량(3건) 대비 7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직전 최고가 대비 7억∼8억 원 하락한 급매물에 매수세가 붙으면서 거래가 살아났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급급매 거래가 일어나자 매수 문의가 늘었다”며 “다만 급매가 어느 정도 소진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2. 서울 강동구 고덕동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약 5000채 규모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이달 4일 13억85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20억 원, 2021년 10월 거래)보다 6억1500만 원 하락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전에도 두 팀이 집을 보고 갔다”며 “매수세가 늘기는 했는데 급매가 소진되면서 다시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도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다. 서울 노원·송파·강동구 등 실거주 선호 지역이나 재건축 단지에서 가격이 대폭 떨어진 ‘급급매’가 거래되며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수자들이 가격 하락 폭이 큰 매물만 찾고 있어 시장 반등을 점치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1011건으로 지난해 6월(1067건)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을 회복했다. 1월 거래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 남은 점을 고려하면 거래량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자치구별로 송파구가 93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90건), 강동구(84건), 성북구(77건), 동대문구(66건) 순이었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지역이나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9억 원 이하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거래가 많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총 3930채 규모로 강북권 주요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서울 노원구 월계시영아파트는 올해 1월 18건이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51㎡ 직전 최고가는 9억 원(2021년 9월)인데 올해 1월 5억8500만∼6억3500만 원에 거래됐다. 서대문구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인근 신촌푸르지오 전용 85㎡는 이달 4일 12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17억500만 원, 2021년 10월) 대비 4억3500만 원 내렸다.
급매 거래가 나오면서 하락 폭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6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31% 하락해 전주(―0.25%) 대비 낙폭이 커졌다. 올해 들어 5주 연속 하락 폭을 줄여오다 6주 만에 다시 낙폭을 확대한 것.
전문가들은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당분간 하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거래량이 늘기는 했지만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하락세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거래량이 늘어나는 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금리가 하락하는 시그널이 나타난 지 6개월 뒤 정도면 가격 반등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1월 거래 7개월만에 1000건 넘어
재건축-특례보금자리지역 증가
“거래 늘었지만 정상화 시간 걸릴것”
뉴시스
#1.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송파구 신천동 6800여 채 규모 파크리오에서 이뤄진 거래는 총 22건(9일 기준)이다. 직전 2개월(지난해 10∼11월) 거래량(3건) 대비 7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직전 최고가 대비 7억∼8억 원 하락한 급매물에 매수세가 붙으면서 거래가 살아났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급급매 거래가 일어나자 매수 문의가 늘었다”며 “다만 급매가 어느 정도 소진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2. 서울 강동구 고덕동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약 5000채 규모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이달 4일 13억85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20억 원, 2021년 10월 거래)보다 6억1500만 원 하락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전에도 두 팀이 집을 보고 갔다”며 “매수세가 늘기는 했는데 급매가 소진되면서 다시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도 있다”고 귀띔했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1011건으로 지난해 6월(1067건)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을 회복했다. 1월 거래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 남은 점을 고려하면 거래량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자치구별로 송파구가 93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90건), 강동구(84건), 성북구(77건), 동대문구(66건) 순이었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지역이나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9억 원 이하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거래가 많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총 3930채 규모로 강북권 주요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서울 노원구 월계시영아파트는 올해 1월 18건이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51㎡ 직전 최고가는 9억 원(2021년 9월)인데 올해 1월 5억8500만∼6억3500만 원에 거래됐다. 서대문구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인근 신촌푸르지오 전용 85㎡는 이달 4일 12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17억500만 원, 2021년 10월) 대비 4억3500만 원 내렸다.
전문가들은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당분간 하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거래량이 늘기는 했지만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하락세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거래량이 늘어나는 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금리가 하락하는 시그널이 나타난 지 6개월 뒤 정도면 가격 반등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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