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美종목 비중 90%… 한은“손실 우려, 분산투자할 때”

강우석 기자

입력 2025-03-27 03:00 수정 2025-03-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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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8%서 90%까지 높아져
대형 기술주-레버리지ETF에 집중
美, 내달 2일 상호관세 부과 예정
“美증시 변동 대비 위험 분산을”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대형 기술주를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7)’과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식 투자의 90% 이상이 미국 주요 종목에 쏠린 것이다. 4월 2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증시의 조정 국면에서 개인들의 손실 폭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되자 한국은행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에게 분산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26일 한은이 블로그에 기재한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에 따르면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에서 미국 비중은 2019년 말 58.2%에서 2023년 말 88.5%, 이달 18일에는 90.4%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면서 이른바 ‘몰빵’(소수 종목에 많은 자금을 넣는 것)을 하고 있었다. 개인들이 보유한 상위 10개 종목의 잔액은 450억4000만 달러(약 66조 원)로 전체 투자 금액의 43.2%를 차지했다. 테슬라(140억7000만 달러·1위)를 비롯해 엔비디아(100억5000만 달러·2위), 애플(40억 달러·3위) 등 미국 기술 기업 6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개인들이 미국 증시에서 주가 상승 시 수익률이 2배가량 높은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기술주와 나스닥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TQQQ)’는 개인들이 여섯 번째로 많이 보유한 종목이다. 특히 테슬라 주가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TSLL)는 국내 개인 보유 비중이 전체 시가총액의 40.5%에 달할 정도다. 이 같은 상품은 추종 지수가 상승할 때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지만, 예상과 반대로 하락할 경우 손실 폭도 그만큼 불어난다.

한은은 미국 주식 시장이 흔들릴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민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한 2022년에 개인들은 M7 보유 비중을 계속해서 늘렸는데, 종목별 연중 수익률이 지수 하락 폭보다 컸던 편”이라며 “특히 2020년 하반기(7∼12월)부터 보유 잔액 1위인 테슬라의 수익률은 ―65%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개인들이 투자 대상을 늘리는 방식으로 ‘위험 분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주요 무역국에 대한 상호관세에 나설 예정인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10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미국 관세정책 위험, 미국 정부의 줄어든 예산 집행 등을 이유로 올 상반기(1∼6월) 중 S&P500지수가 5,5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과장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투자 이익을 안정적으로 쌓아가려면 (지금 같은)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줄여야 한다”며 “국내외 다른 종목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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