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미정산’ 발란, 결국 결제서비스 중단…‘제2 티메프 사태’ 우려

이민아 기자

입력 2025-03-30 17:30 수정 2025-03-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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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PG사 다 빠지며 “제2의 티메프”로 번질 우려
티메프·홈플러스 이어 잇달은 유통업계 ‘미정산 악몽’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에서 모든 상품 결제가 중단됐다. 신용카드사와 전자결제대행(PG)사가 서비스를 중단하고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발란은 입점 판매자들에게 24일 지급하기로 했던 판매대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명품 유통업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발란에서 28일 밤부터 상품 구매·결제가 모두 막혔다. 현재 결제 창에는 ‘모든 결제 수단 이용이 불가하다’는 안내만 나온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이며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 개로 알려져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발란의 미정산 규모를 수백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발란의 판매대금 미정산 논란은 24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발란 측은 “정산 오류가 발생해 정산 일정을 미뤘다”면서 28일까지 정산 재개 일정을 재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30일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는 없다. 창업자 최형록 대표가 이날 판매자들에게 발표한 사과문에는 구체적인 정산 일정도 없다.


발란은 2023년 기준 자본총계가 ―77억3000만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런 상태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 누적된 손해(결손금)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2015년 설립된 발란은 창사 이래 단 한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이달 초 실리콘투의 75억 원 투자를 포함해 발란이 지금까지 유치한 전체 누적 투자금은 7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 여유자금은 34억 원에 불과했다. 발란은 2022년 한때 기업 가치를 3000억 원까지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판매 부진과 소비자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기업 가치는 10분의 1인 수준인 300억 원대로 추락했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8월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분석한 이커머스 주요 플랫폼 10곳의 재무 건전성 점검 보도에서도 발란의 위험 신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발란의 최근 3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3년간 사업을 하면서 손해만 봤다. 발란이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대금, 예수금은 2022년 84억3943만 원에서 2023년 107억1368만 원으로 늘었는데 매출은 같은 기간 891억3121만 원에서 392억4515만 원으로 줄었다. 당시 기업 회계 분석 전문가 박동흠 회계사는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예수금이 늘어난 건 정산 대금 지급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발란 사태’로 트렌비, 머스트잇 등 경쟁 명품 플랫폼들의 재무건전성에도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경기 침체로 명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들 업체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영업손실은 머스트잇 79억 원, 트렌비 32억 원이다. 머스트잇의 경우 발란 사태 후 판매자 이탈을 막기 위해 정산주기를 조정하고 파트너사 공지를 통해 지난해 기준 결산 재무제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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