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길고양이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이유
노트펫
입력 2019-05-13 09:07 수정 2019-05-13 09:08
[노트펫] 일본의 거리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고양이들이 사람들의 접근에 대해 경계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고양이들은 마치 소가 닭을 보듯이 낯선 사람들에 대해 무서움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들은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기겁을 하고, 줄행랑치기에 바쁘다.
몇 년 전 일본에 갔을 때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커피를 한 잔 들고 도쿄의 공원 벤치에 앉으려 했다. 그런데 오전부터 벤치에 누워서 늘어지게 잠을 청하는 고양이 한 마리가 그 벤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서 능청스러운 고양이를 촬영했다. 그 고양이는 낯선 사람이 자신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촬영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잠을 자는 척을 했다. 심지어 고양이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한 모금씩 마셔도 계속 잠만 자고 있었다. 5분 정도 시간이 흐르자 그제야 고양이는 일어났다. 두어 번 기지개를 펴더니 딴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심지어 식사 중인 고양이의 옆에 가도 고양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낯선 사람에게 경계심을 가진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신기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지인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그는 예상을 벗어난 대답을 해주었다.
그날 일본의 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대부분 주인이 있는 고양이로 집에서 몇 시간 외출을 나온 고양이라는 것이다. 그런 경계심 없는 고양이들은 밥을 주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주인이 있는 집고양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과거 한국 단독주택의 고양이들은 아침을 먹고 집에서 나가 저녁이 되면 집으로 귀가하였다. 그리고 밥을 먹고 잠을 청했다. 그 사이 고양이들은 주인도 모르는 자신만의 사생활을 즐겼다. 일본은 단독주택이 많아 지금도 적지 않은 고양이들이 그렇게 생활한다.
일본의 거리에서 만나는 고양이들 상당수는 사람을 경계할 필요가 없는 집고양이들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접근하거나 사진을 촬영해도 고양이들은 미동조차 없다. 그들에게 사람과의 공존은 일상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에서 과거의 우리나 지금의 일본처럼 고양이를 키울 수는 없는 법이다. 외출나간 고양이가 자신의 힘으로 다시 집에 들어오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버튼식으로 되어 있는 공동현관문을 열 수가 없다. 또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다시 오기도 어렵다. 또한 그렇게 고양이를 밖에 풀어 놓고 키우다가는 이웃주민들의 민원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일본의 단독주택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들 상당수는 고양이의 바깥 생활을 인정한다고 한다. 당시 고양이를 키우고 있던 지인은 고양이도 인간과 생활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데, 바깥 생활을 하면 그런 것도 다 풀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바깥생활을 즐기는 고양이는 주인과 보이지 않는 약속을 하고 이를 꼭 지키려 노력한다. 고양이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반드시 집에 돌아온다. 그리고 저녁식사와 잠은 집에서 해결한다. 외박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 밖에서 다른 사람이 주는 간식을 즐겼어도 주인이 주는 밥은 남기지 않는다. 이런 불문율을 어긴 고양이는 주인에 의해 외출금지를 당한다. 이는 과거 나비를 키울 때 어머니와 나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약속 즉, 불문율이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
powerranger7@hanmail.net) \IMAGE: http://image.notepet.co.kr/resize/620x-/seimage/20190513%2fb71ab7303512056857b9a1c976b29283.jpg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고양이들은 마치 소가 닭을 보듯이 낯선 사람들에 대해 무서움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들은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기겁을 하고, 줄행랑치기에 바쁘다.
몇 년 전 일본에 갔을 때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커피를 한 잔 들고 도쿄의 공원 벤치에 앉으려 했다. 그런데 오전부터 벤치에 누워서 늘어지게 잠을 청하는 고양이 한 마리가 그 벤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서 능청스러운 고양이를 촬영했다. 그 고양이는 낯선 사람이 자신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촬영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잠을 자는 척을 했다. 심지어 고양이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한 모금씩 마셔도 계속 잠만 자고 있었다. 5분 정도 시간이 흐르자 그제야 고양이는 일어났다. 두어 번 기지개를 펴더니 딴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심지어 식사 중인 고양이의 옆에 가도 고양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낯선 사람에게 경계심을 가진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신기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지인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그는 예상을 벗어난 대답을 해주었다.
그날 일본의 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대부분 주인이 있는 고양이로 집에서 몇 시간 외출을 나온 고양이라는 것이다. 그런 경계심 없는 고양이들은 밥을 주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주인이 있는 집고양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과거 한국 단독주택의 고양이들은 아침을 먹고 집에서 나가 저녁이 되면 집으로 귀가하였다. 그리고 밥을 먹고 잠을 청했다. 그 사이 고양이들은 주인도 모르는 자신만의 사생활을 즐겼다. 일본은 단독주택이 많아 지금도 적지 않은 고양이들이 그렇게 생활한다.
일본의 거리에서 만나는 고양이들 상당수는 사람을 경계할 필요가 없는 집고양이들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접근하거나 사진을 촬영해도 고양이들은 미동조차 없다. 그들에게 사람과의 공존은 일상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에서 과거의 우리나 지금의 일본처럼 고양이를 키울 수는 없는 법이다. 외출나간 고양이가 자신의 힘으로 다시 집에 들어오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버튼식으로 되어 있는 공동현관문을 열 수가 없다. 또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다시 오기도 어렵다. 또한 그렇게 고양이를 밖에 풀어 놓고 키우다가는 이웃주민들의 민원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일본의 단독주택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들 상당수는 고양이의 바깥 생활을 인정한다고 한다. 당시 고양이를 키우고 있던 지인은 고양이도 인간과 생활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데, 바깥 생활을 하면 그런 것도 다 풀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바깥생활을 즐기는 고양이는 주인과 보이지 않는 약속을 하고 이를 꼭 지키려 노력한다. 고양이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반드시 집에 돌아온다. 그리고 저녁식사와 잠은 집에서 해결한다. 외박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 밖에서 다른 사람이 주는 간식을 즐겼어도 주인이 주는 밥은 남기지 않는다. 이런 불문율을 어긴 고양이는 주인에 의해 외출금지를 당한다. 이는 과거 나비를 키울 때 어머니와 나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약속 즉, 불문율이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
powerranger7@hanmail.net) \IMAGE: http://image.notepet.co.kr/resize/620x-/seimage/20190513%2fb71ab7303512056857b9a1c976b2928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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